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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정책 제안(Flawed proposal)

입력
2018.09.18 04:4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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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9월 10일자 코리아타임스 사설>

Main opposition slammed for ‘birth-led’ growth

자유한국당, ‘출산 주도’ 성장으로 여론 뭇매

A speech at the National Assembly on Sept. 6 by Rep. Kim Sung-tae, floor leader of the main opposition Liberty Korea Party (LKP), is drawing a strong backlash from social media and other parties.

지난 9월 6일 있었던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이 소셜미디어와 정치권에서 강렬한 비판을 받고 있다.

During the speech, Kim heavily criticized the Moon Jae-in administration's income-led growth centered on controversial measures such as the minimum wage hike and shorter workweek. For revitalizing the economy, Kim instead proposed "birth-led" growth to respond to the record-low birthrate. The latest Statistics Korea report showed that the number of newborns numbered just 357,800 in 2017, the lowest in 48 years. The birthrate plummeted to 0.97 in the second quarter of this year, falling below the one child mark for the first time ever.

김 원내대표는 이번 연설에서 최저 임금 인상과 근무 시간 단축 등을 중심으로 한 문재인 대통령의 소득 주도 성장을 문제 삼았다. 이 대신 김 원내대표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역대 최저 출생률을 끌어올리겠다며 ‘출산 주도’ 성장을 제안했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신생아 수는 35만 7,800명에 그쳐 통계가 작성된 지 48년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올해 2분기에는 출생률이 0.97로 급락, 처음으로 1.0 이하로 떨어졌다.

Amid such a grave situation, it is natural for the main opposition’s floor leader to bring up the subject of promoting the birthrate during a National Assembly speech. However, Kim's birth-led growth proposal is merely an empty political slogan rather than an effective policy suggestion stemming from a firm determination to create better conditions for parents and babies.

이러한 엄중한 상황에서 제1야당 원내대표가 국회 연설에서 출생률 높이기를 언급한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출산 주도 성장이라는 것은 부모와 아이를 위한 여건을 꼭 개선하겠다는 굳은 의지에서 나온 실효성 있는 정책 제안이라기보다는 공허한 정치적 슬로건에 불과하다.

The ruling Democratic Party of Korea (DPK) and the opposition parties slammed Kim for the flawed proposal. We believe the concept is wrong for several reasons. First, it could be viewed as placing the primary blame on women for the population crisis, one of the most serious problems facing the country. Second, it shows disrespect toward women. DPK policy chief Kim Tae-nyeon said the term “birth-led growth” was “problematic” during a meeting at the National Assembly. “The LKP’s view that women are tools for economic growth is very vulgar,” Kim said.

더불어민주당과 야당들은 김 원내대표의 제안에 혹평을 내놨다. 이 제안은 몇 가지 측면에서 잘못된 것이다. 먼저 한국이 직면한 가장 시급한 국정 과제 중 하나인 인구 문제에 대해 여성에게 가장 큰 책임을 지우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둘째, 여성을 비하하는 것으로도 비칠 수 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출산 주도 성장’이라는 표현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여성을 경제 성장의 도구로 보는 자유한국당의 인식이 너무 천박하다”고 말했다.

Last but not least, it cannot be a fundamental solution to the birthrate crisis. It is not the lack of government subsidies that is keeping Koreans from having children. Kim proposed a state subsidy of 20 million won ($17,800) per baby, and providing 100 million won in total by the time the child reaches adulthood. This kind of approach is no different from past and current administrations that failed with their pro-baby policies. The LKP has blasted the Moon administration's increase of childcare subsidies, so it is uncertain how such a costly policy can be carried out consistently.

마지막으로 출산 주도 성장이라는 것은 출생률 급락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한국인들이 정부 보조금이 모자라서 아이를 가지는 것을 기피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출생 장려금 2,000만원과 성인이 될 때까지 총 1억원을 부모에게 지원하는 것을 제안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이전과 현재 정부의 실패한 출산 장려책과 별 다를 바가 없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가 아동 수당을 올리는 것도 반대하는 마당에 이렇게 돈이 많이 드는 정책을 무슨 수로 이어가겠다는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It is disappointing that the floor leader of the main opposition party only mocked the government during the speech, rather than proposing rational alternatives to improve conditions to boost the birthrate.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출생률을 높이기 위한 제대로 된 대안을 내놓기보다 정부를 조롱하기에 그쳤다는 점에서 제1야당의 원내대표 연설은 실망스러웠다.

안성진 코리아타임스 어학연구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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