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수술실에서 발생하는 의료 사고와 폭언ㆍ폭행 등 인권침해 행위 예방을 위해 경기의료원 안성병원 수술실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 운영하기로 했다. 공공의료기관 수술실에 CCTV를 가동하는 것은 전국 최초다.
이 지사는 16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10월 1일부터 연말까지 안성병원 수술실에 CCTV를 시범 운영하고 2019년부터는 경기의료원 6개 전체 병원에 수술실 CCTV 설치를 전면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의료원은 안성을 비롯해 이천, 수원, 의정부, 파주, 포천 등 6곳에 있다.
이 지사는 “그 동안 수술실은 외부와 철저하게 차단돼 있고, 마취 등으로 환자의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이 이뤄지기 때문에 ‘일부 환자의 인권이 침해되는 사건’이 발생할 경우 환자 입장에서는 답답하고 불안한 부분이 있었다”며 CCTV 설치 배경을 설명했다.
이 지사에 따르면 경기의료원 수술실 CCTV는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에 따라 환자의 동의가 있을 때만 선택적으로 촬영할 계획이다. 또 정보보호 관리 책임자를 선임해 환자의 개인정보를 최우선으로 보호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도립의료원 6곳과 병원 노조 동의를 받은 상태다. 경기도는 경기의료원 산하 병원들의 수술실 CCTV 설치비 4,380만 원을 내년도 본 예산에 반영할 계획이다.
그 동안 일각에서는 대리 수술과 의료 사고, 성추행 등을 방지하기 위해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었다. 하지만 환자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의료진을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의견도 팽팽히 맞섰다. 지난 19대 국회에서도 환자의 동의하에 CCTV 촬영을 의무화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의료계 반대로 폐기됐다. 촬영을 한다는 사실만으로 의료진의 집중력을 흐트러트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수술실의 경우 각 병원 자율에 따라 CCTV를 운영하고 있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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