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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예기간ㆍ세부지침 없는 대출규제... 은행 문의 빗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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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예기간ㆍ세부지침 없는 대출규제... 은행 문의 빗발

입력
2018.09.17 04:4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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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금보다 대출 여부 전화 이어져 

 영업점 구체적 방침 몰라 대혼선 

정부의 9·13 부동산대책 발표 다음 날인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9·13 부동산대책 발표 다음 날인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9ㆍ13 부동산 대책 가운데 대출 규제 방안이 14일 전격 시행되면서 은행 영업점과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대출 관련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이번 대출 규제가 별도 유예기간이나 세부지침 없이 시행된 탓에 현장에선 적잖은 혼선을 빚는 상황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9ㆍ13 대책 발표 이튿날부터 주요 은행에는 다주택자와 실수요자의 대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2주택 이상 보유자의 규제지역 내 신규 주택 구입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금지, 임대사업자 대출 제한 등 일부 규제의 경우 별도 유예기간 없이 14일 계약부터 곧바로 시행되면서 자신이 대상자인지 여부를 묻는 전화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종부세 강화 등 세금 관련 대책은 국회 입법 과정을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문의가 많지 않은데 비해, 대출 관련 문의는 대책 발표 이후 평소보다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저작권 한국일보]9ㆍ13 부동산대책 시행일자 / 김문중 기자/2018-09-16(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9ㆍ13 부동산대책 시행일자 / 김문중 기자/2018-09-16(한국일보)

이에 각 은행들은 13일 늦은 밤까지 긴급 공문을 돌리는 등 영업점 직원들에게 이번 대책 내용을 숙지하고 대응할 것을 당부했지만 문의가 다방면으로 쏟아지는데다 금융당국의 세부적인 지침이 없는 탓에 일선 창구에선 혼란이 잇따르고 있다.

강남ㆍ서초ㆍ마포 등 고가의 주택이 밀집한 지역의 은행 지점에서는 중도금 대출이나 잔금 대출에 대한 문의가 빗발쳤다. 기존에 체결된 대출 계약은 규제 대상이 아니지만, 이런 사실이 충분히 홍보되지 않은 채 규제가 시행된 탓이다. 한 시중은행 마포지점의 경우 평소 2, 3건에 그쳤던 대출 관련 문의가 14일 영업 개시 후 한 시간 반 만에 8건, 반포 지점의 경우 5건이나 쏟아졌을 정도다.

그러나 은행에서 당장 확답할 수 없는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서울 내에서 이사를 갈 때 세입자와 날짜 조정이 안돼 일시적 다주택자가 된 경우 등 다양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 사례별 교통정리가 안됐다”며 “당국에서 구체적인 방침이 나와야 각 은행들이 자사 규정에 맞춰 대응할 수 있을 텐데 지금은 큰 틀의 안정대책만 나와 영업점에서 명확하게 답변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지적했다. 현장에서는 ‘언론 보도 이상으론 설명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불만과 함께 ‘구체적 방침이 정해지지 않으면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편이 낫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개별 사례마다 상황이 다른데다 은행 입장에선 관련 전산도 마련해야 하는데 (급작스럽게 진행돼) 매우 막막한 상황”이라며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설익은 부동산 대책”이라고 꼬집었다.

임대사업자 대출 규제를 둘러싼 불만도 크다. 그간 임대사업자 대출은 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받지 않아 은행마다 자율적으로 부동산 가격의 최대 80%를 대출해왔지만 14일부터 40%로 반토막 난 상태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선 “대책 이전에 자금 조달 계획을 세운 뒤 매매계약서를 체결한 사람의 대출을 갑자기 막아버리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최소한의 유예기간조차 주지 않은 것은 문제”라는 불만 글도 쇄도했다.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문의도 적지 않지만 구체적인 시행 시기나 서울보증보험(SGI)의 대출보증 제공 여부 등이 확정되지 않아 일선 현장에선 확답이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위원회는 대책 발표 후 “SGI는 민간회사여서 정부 마음대로 할 수 없지만 정부 정책에 맞춰 움직이도록(보증 제공을 하지 않도록) 협조 요청을 했다”고 밝힌 상태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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