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0일 열리는 평양 남북정상회담 수행단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3대 그룹 총수 및 전문경영인이 포함됐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빠진 반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정당대표가 처음 포함됐으며 박원순 서울시장도 동행한다. 또 가수 에일리와 지코, 이산가족의 중학생 손녀와 통일부 대학생 기자 등 파격적인 200명 규모의 방북단이 평양땅을 밟는다.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6일 춘추관에서 이같은 방북 수행원 명단을 발표했다. 정부를 대표하는 공식 수행원 14명과 정치ㆍ경제ㆍ사회 등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특별 수행원 52명 규모다.
공식 수행원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등 장관 7명이 선정됐다. 청와대에서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김현철 경제보좌관 등이 이름을 올렸다. 남북 관계를 물밑에서 조율해 온 서훈 국가정보원장도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행을 수행한다.
특별 수행원 중 가장 큰 규모는 경제인으로 17명에 달한다. 정부 경제관료가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않는 가운데 민간기업인들이 전면에 포진된 것이다. 4대 그룹 대표 외에도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등이 평양을 찾는다. 남북경협을 상징하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도 수행원 명단에 선정됐다. 청와대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정부가 추진해 온 ‘한반도 신경제구상’ 또한 앞당겨 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이해찬 민주당, 정동영 민주평화당,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포함됐다. 박원순 서울시장,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지방자치단체 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임 실장은 “정치인을 포함한 특별 수행원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환담할 예정이고, 경제인들은 리용남 경제담당 내각 부총리가 만나서 면담하겠다고 실무협의에서 합의했다”고 밝혔다.
노동계에서 김주영ㆍ김명환 양대노총 위원장이 낙점됐다. 김덕룡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김희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회장 등이 시민사회ㆍ종교계를 대표한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저자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월드컵 남북공동개최를 제안한 차범근 축구감독, 남북탁구단일팀으로 세계선수권대회를 석권한 현정화 탁구 대표팀 감독, 작곡가 김형석, 가수 에일리ㆍ지코 등도 문화·예술·체육계 인사로서 합류한다. 실향민 3세인 중학생 김규연양과 통일부 기자단인 대학생 이에스더씨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한편 서호 청와대 통일정책비서관을 단장으로 권혁기 춘추관장 등이 포함된 남측 선발대는 이날 오전 7시5분쯤 파주 도라산 남측출입사무소(CIQ)를 통과해 방북했다. 서 단장은 CIQ에서 취재진과 만나 “온 국민이 염원하는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미리 가서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청와대는 선발대가 “오후 3시10분 평양-서울 정부종합상황실 간 시험통화를 성공했으며 팩스 송수신이 원활하게 되고 있다”면서 “공식수행원 숙소는 백화원초대소, 특별수행원과 기자단 숙소는 고려호텔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90여명으로 구성된 선발대는 평양에서 정상회담 경호ㆍ의전을 최종 조율하고 대통령의 동선을 점검한다.
정지용 기자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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