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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엉망인데… 술판 벌인 군산시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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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엉망인데… 술판 벌인 군산시의원들

입력
2018.09.17 04:4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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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통영 호텔서 1박2일 연찬회

부시장 포함 시 간부 총출동 접대

전북 군산시의회 의원들이 경남 통영에서 열린 역량강화 연찬회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군산시의회 제공
전북 군산시의회 의원들이 경남 통영에서 열린 역량강화 연찬회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군산시의회 제공

전북 군산시의회 의원들이 타 지역으로 연수를 떠난 자리에 시청의 고위 관계자들까지 동원, 술자리를 가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현대중공업 조선소 가동 중단과 한국지엠 공장 폐쇄로 군산의 지역경제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빚어진 일이어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6일 군산시에 따르면 군산시의회 소속 19명의 의원들은 지난 13일부터 1박2일간 경남 통영으로 연수를 다녀왔다. 특히 술자리까지 이어진 이 자리엔 군산시청 간부공무원들이 근무시간에 총출동해 접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수는 의정활동을 위한 기본역량을 쌓고 의원 간 화합과 친목, 관광활성화 방안을 찾기 위한다는 명분으로 기획됐다.

하지만 박경리 기념관, 동피랑 벽화마을, 중앙전통시장, 케이블카 탑승 등 통영의 대표관광지 방문이 많았다. 또한 일정 첫날엔 저녁 양주파티에 이어 일부 의원들은 2차까지 밤늦게 술자리를 가졌다. 이 술자리엔 군산시 부시장을 비롯해 자치행정ㆍ경제항만ㆍ건설교통 부서 국장과 기획예산과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근무시간에 왕복 7시간 거리를 달려가 의원들을 접대했다.

이에 대해 시 안팎에선 의회의 집행부에 대한 예산 심사와 행정사무감사를 앞둔 시기에 간부들의 의원 술 접대가 적절치 못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시기나 장소 또한 부적절하다는 시각이다. 군산지역은 조선소와 자동차공장이 연쇄적으로 문을 닫으면서 지난 4월 국내 첫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지정됐다. 이로 인해 외부기관조차 각종 행사를 군산에서 열고 있는 와중에 지역 의원들이 이를 외면했다는 지적에서다. 실제 행정안전부는 지난 3~4일 군산에서 생활공감모니터단 지역대표 중앙연찬회를 열기도 했다.

민심 역시 부정적이다. 시민 김모(55)씨는 “외부기관도 군산에서 모임을 갖는데 정작 지역경제 극복에 나서야 할 의원들이 왕복 7시간이 넘는 곳까지 가서 연찬회를 열고 유흥을 즐겨야 하는지 의문이다”며 “시청 간부들도 평일 근무시간에 의원 술파티에 몰려간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말로만 위기 상황이지 의원이나 공무원은 실제 느끼고 있는지 한심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김중신 군산시의회 운영위원장은 “장소는 프로그램을 준비한 한국산업기술원 지방자치연구소가 결정했고 근거리보다 원거리에서 모임을 가져야 의원 참석률이 높아 통영으로 정했다”며 “이날 술자리는 예상보다 길어졌고, 시 간부들이 찾아온 것은 관행이었지만 잘못됐다.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개선하겠다”고 해명했다.

군산=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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