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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溫故知新)에 실패한 ‘더 프레데터’, 왜?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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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溫故知新)에 실패한 ‘더 프레데터’, 왜? ①

입력
2018.09.16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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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프레데터’의 한 장면. 20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영화 ‘더 프레데터’의 한 장면. 20세기폭스코리아㈜ 제공

멕시코에서 임무 수행중이던 특급 저격수 퀸 매케나(보이드 홀브록)는 갑자기 나타나 동료들을 죽인 외계 생명체, 즉 프레데터를 피해 도망치는 과정에서 프레데터가 남긴 뭔가를 챙겨 별거중인 아내와 아들이 살고 있는 본국의 집으로 보낸다.

프레데터의 존재를 감추기에 급급한 미 정부 당국은 퀸을 체포해 전쟁후 외상 증후군 환자로 만들어 정신병원에 수감시키려 하고, 이 와중에 프레데터는 자신의 물건을 되찾기 위해 퀸의 가족이 살고 있는 곳으로 향한다.

프레데터의 이 같은 계획을 눈치 챈 퀸과 진화생물학자 케이시(올리비아 문)는 정신병원행 버스에 함께 타고 있던 전직 군인들과 힘을 모아 프레데터에 맞서기로 한다.

19일 개봉된 ‘더 프레데터’는 극중 시점으로 보면 ‘프레데터2’(1990년)와 ‘프레데터스’(2010년) 사이에 놓인다. 외전인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시리즈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톤 앤 매너(Tone & Manner)는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연의 ‘프레데터’(1987년)와 가장 흡사하다. ‘프레데터’에 출연했던 배우 출신의 연출자 세인 블랙 감독 등 제작진 모두가 31년전 오리지널의 향수를 되살리는 걸 처음부터 목표로 삼은 결과처럼 보인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프랜차이즈물로의 리부팅을 은근히 기대한 밑밥까지 마지막에 보태는데, 결론부터 밝히면 ‘혹시나’로 시작해 ‘역시나’로 끝난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언제나 소재 고갈에 시달리는 할리우드가 자꾸만 과거로 눈을 돌리는 행위 대부분이 오히려 하지 않느니만 못할 때가 많다는 걸 여실히 증명한다.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연의 ‘프레데터’와 ‘프레데터2’, ‘프레데터스’(위로부터 차례로)의 한 장면. IMDB 제공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연의 ‘프레데터’와 ‘프레데터2’, ‘프레데터스’(위로부터 차례로)의 한 장면. IMDB 제공

레전드로 남은 오리지널과의 비교가 ‘더 프레데터’ 제작진에겐 다소 억울하고 짜증날 수도 있겠다. 유명인사 아버지 밑에서 성장해 본인도 나름 성공했다고 자신하는 아들이 아버지에 관한 질문만 받으면 살짝 기분 나빠지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블랙 감독이 한 인터뷰에서 “‘더 프레데터’는 원작의 오마주가 아닌 컴패니언(companion) 무비”라고 당당히 밝힌 만큼 ‘프레데터’의 장점을 얼마나 잘 되살렸는지가 성패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터, 한 마디로 비교될 수밖에 없는 운명을 처음부터 감수하고 시작했다는 얘기다.

이처럼 원작과 함께 가기로 대 놓고 마음먹은 것치곤, 모든 면에서 ‘아버지보다 훨씬 못난 자식’이 되고 말았다.

조성준 기자 when914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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