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필리핀서 최소 2명, 대만서도 1명
올해 전세계를 통틀어 발생한 모든 열대성저기압 가운데 가장 강력한 슈퍼 태풍 ‘망쿳’이 필리핀 북부 루손섬을 지나치며 피해가 잇따랐다.
필리핀기상청(PAGASA)에 따르면 필리핀에서는 ‘옴퐁’으로 불리고 있는 태풍 망쿳은 15일 오전 1시40분(현지시간ㆍ한국시간 2시40분) 루손섬 가장 북동족에 있는 카가얀주로 상륙해 섬을 가로지른 후 오전 10시쯤 북일로코스주 서쪽으로 빠져나가 시간당 25㎞의 속도로 중국 남부 및 베트남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한때 시속 305㎞에 이르는 돌풍이 관측됐으며, 세계기상기구(WMO)가 통상적으로 태풍의 풍속값으로 판단하는 최대풍속은 시속 185㎞ 정도였다.
아직까지 피해 상황이 완전히 집계되지 않은 가운데, AFP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경찰은 이날 오후 망쿳의 여파로 확인된 사망자는 최소 2명이라고 밝혔다. 또한 막대한 재산피해가 예상된다. 카가얀주 주도 투게가라오의 정부 관계자 로젤리오 센딩은 “대부분의 건물이 피해를 입었다. 지붕이 날아갔고 전력 공급과 통신망이 끊겼다”라고 말했다. 필리핀과 함께 망쿳의 영향권에 든 대만에서도 여성 1명이 초대형 파도에 휩쓸려 숨졌다고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망쿳의 크기는 직경이 900㎞에 이르며 미 합동태풍경보센터도 허리케인 카테고리 5를 넘는 슈퍼 태풍으로 분류했다. 일본기상청의 이시하라 히로시 예보관은 14일 AFP통신에 “망쿳은 올해 들어 발생한 태풍 중에 최대풍속이 가장 빠르고 거친, 가장 강력한 태풍”이라고 말했다.
필리핀 당국은 망쿳의 강력함이 2013년 11월 필리핀 중부를 지나가면서 7,350명이 사망한 슈퍼태풍 ‘하이얀’에 필적한다면서 이번에는 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필리핀에는 매 해 20여개의 태풍이 상륙해 빈곤층을 중심으로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간다. 필리핀 정부는 수천명에 이르는 위험지역 거주자를 긴급대피시켰다. 주민들도 태풍 상륙 수 일 전부터 긴급 구호품을 마련하고 지붕을 손질했다.
중국 남부 광둥성과 하이난성도 태풍의 상륙에 대비하고 있다. 15일 이미 항공편 100편 이상이 결항됐다. 캐세이퍼시픽은 16일 중 홍콩을 오가는 모든 항공편을 이미 취소했고 에어아시아도 22편, 필리핀항공도 41편을 취소했다. 하이난섬과 중국 본토 사이에 놓인 충저우 해협을 오가는 운송선도 15일 오전부터 운행하지 않고 있다. 현재 진로 예측에 따르면 망쿳은 16일 늦게 광둥성 서부와 하이난성 동부 사이로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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