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정보로 투자금 수백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업체 아이카이스트 김성진 대표에게 징역 9년이 확정됐다. 김 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대표하는 모델로 주목 받았던 인물이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1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대표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9년에 벌금 31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 대표는 회사 매출 규모 등을 부풀려 투자자들에게 24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받아낸 뒤 다른 용도로 사용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또 대전교도소에 수감돼 있을 당시 교도관에게 뇌물과 회사 고위직을 제안하며 사적인 연락을 부탁하는 등 교도관을 회유한 혐의도 있다.
아이카이스트는 2011년 4월 설립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1호 벤처기업으로, 전자 칠판과 스마트 패드를 이용한 교육 콘텐츠 및 정보통신기술기기를 개발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곳을 직접 방문해 ‘창조경제의 모델’로 지목하면서 급부상했다.
1심 재판부는 “돈을 갚을 것을 요구하는 피해자들이 있는 상황에서도 임시변통으로 또 투자를 받아 챙기는 등 피해를 키웠다”며 징역 11년과 벌금 61억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피해금액이 일부 변제됐고, 일부 피해자가 김 대표의 형사처벌을 바라지 않는다”는 이유로 징역 9년에 벌금 31억원으로 감형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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