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수ㆍ원천징수액 속여
회계담당자여서 적발 안돼
서울 강남의 고급 유흥주점에 출입하느라 대학 공금 26억원을 횡령한 교직원이 덜미를 잡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횡령) 혐의로 경기 여주시 Y대 교직원 A(38)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또 A씨에게 통장과 체크카드를 양도한 혐의(전자금융거래법 위반)로 A씨 친구 B(38)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2005년부터 이 대학 회계 담당자로 근무해 온 A씨는 2012년 1월부터 지난 6월까지 등록금 납입 인원을 축소해 입력하거나 교직원들의 원천징수세액을 초과 징수하는 수법으로 대학 공금 26억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 3월 원천징수액에 초과징수에 대해 항의가 들어오자 공금 10억6,800원을 빼돌려 이를 정산, 총 횡령금액은 36억원에 달한다.
A씨는 2011년 초순 소위 '텐프로'라고 불리는 강남 유흥주점을 다녀온 뒤 한번 출입할 때마다 수 백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게 되자 대학 공금을 빼돌려 유흥비로 사용했다. A씨는 횡령한 돈을 대부분 유흥비로 탕진했고, 집이나 고급 차량은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등록금을 관리하는 회계 시스템 담당자인데다 교직원 급여의 원천징수세액은 감사에서 제외돼 있어 장시간 범행을 저질렀는데도 적발이 안됐다"고 말했다.
이범구 기자 eb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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