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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면 토사유실 우려” 말 듣고도 상도유치원ㆍ시공사 조치 안 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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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면 토사유실 우려” 말 듣고도 상도유치원ㆍ시공사 조치 안 취해

입력
2018.09.13 17:59
수정
2018.09.13 22:4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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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오전 서울 동작구 상도유치원 붕괴현장에서 철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지난 10일 오전 서울 동작구 상도유치원 붕괴현장에서 철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지난 6일 발생한 서울 상도유치원 붕괴 사고 전날 유치원 휴업이 논의됐지만, ‘당장 무너지지는 않는다’는 감리자의 말에 휴업을 유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은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상도유치원 안전대응 상황 중간점검 상황’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유치원 측은 4일 오전 건물 밖 옹벽 상부에 30㎜의 균열과 지상 1층 벽의 균열을 발견했고, 전문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안전진단업체의 의견에 따라 5일 오후 원장과 동작관악교육청, 안전진단업체 및 현장소장, 설계감리자 등이 참석한 긴급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 안전진단업체는 즉시 건물 공사를 중단하고 안전조치를 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설계감리자는 “공사 중 허용할 수 있는 옹벽 균열 범위는 70㎜인데 현재 균열은 30㎜로 허용오차 범위라 앞으로 건물의 변이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공사 역시 “터파기 공사가 끝났기 때문에 공사를 중단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장과 교육지원청등은 당시 휴업을 심각하게 고민했지만 방과후과정반에 있는 원아 58명에 대한 돌봄공백이 우려되는데다 “7일까지 보완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시공사의 말을 듣고 결정을 미뤘다고 한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설계감리자는 “토사유실이 우려되니 비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도 말했다는 게 시교육청 설명이다. 어느 정도 위험성을 언급했음에도 유치원측이 안일하게 휴업 결단을 미룬 셈이다. 특히 동작구청 관계자는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사고 당일 오전에 내용을 서면으로만 보고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원찬 부교육감은 “해당 공사의 감독자인 구청 측이 갔다면 상황을 중재하고 즉시 공사중단 행정명령이라도 내렸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지적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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