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역대 가장 큰 아이폰을 내놨다. 대화면 스마트폰은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 시리즈로 개척한 시장이다. 스마트폰으로 영상, 게임 등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올 하반기는 대화면 아이폰과 갤럭시노트9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13일 애플이 공개한 신형 아이폰은 ▦아이폰XS(텐에스) ▦아이폰XS맥스 ▦아이폰XR(텐아르) 3종이다. 세 제품 모두 지난해 애플이 10주년 기념작으로 내놓은 아이폰X 연장선에 있지만 외관상 전작과 차별화되는 가장 큰 특징은 아이폰XS맥스 화면 크기다. 6.5형(16.51㎝)으로, 애플이 6인치대 제품을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이폰X 화면은 5.8형(14.73㎝)이다. 애플이 기본 모델보다 큰 화면을 탑재한 제품에 붙이는 명칭 ‘플러스’ 대신 ‘맥스’를 사용한 것도 기존 제품을 초월하는 대화면 모델임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3.5인치 크기를 고집하던 잡스 시절 아이폰은 이제 역사가 됐다.
이번 아이폰XS맥스 화면 크기는 역대 갤럭시노트 시리즈 중 가장 화면이 큰 갤럭시노트9(6.4형ㆍ16.27㎝)보다도 크다. 대용량 모델의 메모리는 갤럭시노트9 최대 용량과 같은 512기가바이트(GB)다. 갤럭시노트9은 배터리 용량이 전작보다 21% 늘어난 4,000밀리암페어아워(mAh)인데, 애플 역시 아이폰XS맥스의 늘어난 배터리 용량을 강조했다. 구체적인 숫자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아이폰X보다 1시간 30분 이상 더 오래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족한 배터리와 메모리 용량이 불만이었던 아이폰 이용자들의 요구를 애플이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방수ㆍ방진 등급 IP68, 1,200만 화소 듀얼 카메라 등 다른 제원들도 갤럭시노트9과 같은 부분이 많다.
갤럭시노트9과 아이폰XS맥스의 정면대결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소비자들의 이목이 쏠리는 건 가격이다. 아이폰XS맥스는 기본형인 64GB가 1,099달러(약 123만원), 256GB 1,249달러(약 140만원), 512GB가 1,449달러(약 163만원)이다. 이는 관ㆍ부가세가 반영되지 않은 출고가로 원ㆍ달러 환율까지 고려하면 512GB 모델의 한국에서의 가격은 200만원이 넘을 수도 있다. 미국에서 999달러(약 112만원)부터 시작했던 아이폰X 국내 출고가는 142만원이었다.
가격 경쟁력에서는 갤럭시노트9(512GBㆍ135만3,000원)이 앞선다. 월드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화면을 늘리면서 높아지는 생산단가보다 판매가격을 훨씬 더 높여 더 큰 폭의 마진을 남기려는 전략”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애플까지 편승한 대화면ㆍ대용량 기류는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차 강해지고 있다. 오는 9월 4일 공개되는 LG전자 V40 씽큐도 6.4형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것으로 예상한다. 화웨이의 경우는 역대 가장 큰 6.9형(17.53㎝) 디스플레이에 4,200mAh 배터리를 장착한 메이트20 프로를 내놓을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5형(12.7㎝) 이상 제품의 점유율이 2016년 53.5%에서 2022년에는 80.3%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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