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인적혁신에 힘 실어줘
김병준 “임기제 철저히 적용” 화답
자유한국당 초ㆍ재선 의원 14명이 13일 당의 전면적 쇄신을 촉구하며 당협위원장직을 자진 반납했다. 사실상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백지위임’을 한 것으로, 비대위의 인적 혁신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로 읽힌다.
한국당 소속 김규환ㆍ김성원ㆍ김성태ㆍ김순례ㆍ문진국ㆍ이은권ㆍ김성원ㆍ성일종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선거 패배에 반성하고, 재창당 수준의 혁신 그리고 새 출발을 위해 자기희생을 담은 전면적 쇄신을 촉구한다”며 “이를 위한 실천적 노력으로 당협위원장직을 내려놓고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백의종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한국당에 있어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뼈를 깎는 쇄신과 혁신 노력을 실천적으로 시작하고 보여주는 것”이라며 “당 전체에 이러한 정신이 전면적으로 확산돼 재창당 수준의 개혁과 혁신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8명의 의원이 나섰지만, 선언문에는 이들과 함께 김성찬(재선) 송언석ㆍ이양수ㆍ이종명ㆍ임이자ㆍ장석춘ㆍ정유섭(이상 초선) 의원도 이름을 올렸다. 이들 의원 14명의 당협위원장 집단 사퇴는 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6ㆍ13 지방선거 참패 뒤에도 국민에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못한 만큼, 본인들이 앞장서서 기득권을 포기함으로써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고 있는 비대위의 인적 쇄신 작업에 박차를 가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다만 이은권 의원은 비대위와 사전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사주를 받거나, 계파 때문이라든지 그런 건 전혀 아니다”라고 일축하며 “한국당이 살기 위해서는 정말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순수한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현역 의원들이 결의를 보여주면 고마운 일”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이날 경기 수원시 경기도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당협위원장 임기가 1년으로 돼있고, 한 번 임명되면 쭉 이어지는 형태”라고 언급하며 “이제 당협위원장은 임기제를 철저히 적용하려고 한다”고 혁신에 나설 계획임을 시사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