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이후의 한국사
이상훈 지음
추수밭 발행ㆍ348쪽ㆍ1만6,000원
신립 장군은 임진왜란 때 탄금대 전투에서 패했다. 두고두고 비판받는 선택이다. 천혜의 요충지 조령을 버리고 왜 탄금대를 택했느냐, 북쪽 여진과의 싸움에서 올린 무공 때문에 우쭐대다 망한 것 아니냐는 평이다. 저자의 해석은 다르다. 조령을 막는다 해도 죽령과 추풍령을 통과하는 가토 기요마사와 구로다 나가마사의 2군, 3군은 막을 수 없다. 그래서 신립은 수도 방위를 하려면 차라리 조령, 죽령, 추풍령 다 포기하고 한양 인근에서 결전을 벌이자고 제안했다. 이 제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 결과가 탄금대 전투다. 전쟁사 연구자인 저자는 흔히 알려진 전쟁의 이면에 있는 이런 이야기들을 고조선부터 한국전쟁까지 뽑아낸다. 연개소문이 지었다는 ’김해(金海)병서’의 진실, 당나라에 대한 신라의 요동선제공격, 몽골 수군이 약해 강화도에서 고려가 버텼다는 이야기의 속사정, 일제 때 ‘조선총독부’가 아니라 ‘고려총독부’가 될 뻔한 사연 등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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