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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아래 신라의 정취 만끽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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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아래 신라의 정취 만끽해요”

입력
2018.09.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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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하 전 경주새마을금고 이사장
김광하 전 경주새마을금고 이사장

“달빛 아래 은은하게 빛나는 석탑과 천년고찰, 신라의 달을 품은 보문호와 덕동호로 눈길을 돌리면 다리가 아프다는 것도 잊게 된다. 66㎞. 결코 짧지 않은, 아마추어들은 ‘넘사벽’일수도 있다. 하지만 신라의 달밤에선 그 몇 배의 희열을 안겨준다.” 17년 전 ‘신라의 달밤 165리(66㎞) 걷기대회’ 산파역 김광하(64ㆍ사진) 전 경주새마을금고 이사장. 그는 해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신라의 달밤을 걷는지를 이같이 설명했다.

◇2018 신라의 달밤 165리 걷기대회

10월 27ㆍ28일 경주서 개최

2018 신라의 달밤 165리 걷기대회가 ‘경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경사모ㆍwww.kjlove.kr)’ 주최로 내달 27, 28일 경주 일원에서 열린다. 2002년 1회 대회를 시작으로 올해 17회째다. 165리(66㎞) 풀코스, 75리(30㎞) 단축 2개 코스로다. 풀코스는 황성공원을 출발해 보문호와 덕동호를 거쳐 추령터널을 통과한 뒤 장항리 토함산자연휴양림, 석굴암주차장, 불국사, 서출지, 월정교, 안압지 등 경주를 한 바퀴 크게 돌아오는 길이다.

오후 7시 30분쯤 출발, 구간별 체크인 지점을 정해진 시간 내에 통과해 다음날 정오까지 완주하는 방식으로 열린다. 1, 2위 순위는 따로 매기지 않는다. 완주자에겐 완보메달과 완보증을 수여한다. 달빛아래 천년고도 신라의 역사문화유적을 음미하기 위한 배려다.

김 전 이사장은 경주의 명물이자 전국구 걷기대회인 신라의 달밤 165리 걷기대회를 기획하고 키운 주인공이다. 그가 이 대회를 생각한 것은 2000년쯤부터다. 앞서 그는 한국체육진흥회 주관 국제걷기대회를 1995년 경주를 시작으로 강원 원주시와 해마다 교대로 열기로 했다. 하지만 2회 대회 때 원주시가 보여준 열기에 놀라 3회 경주대회를 포기하는 좌절을 맛본 이후였다. “그 누구를 탓할 수 없었다. 관광자원이 풍부한 경주에선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허탈했다. 지인들과 달밤에 막걸리 잔을 기울이다 창밖에 휘영청 빛나는, 술잔에 비친 달을 보고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첫 해 300명이던 참가자, 5000명 이상으로 폭증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밤새도록 걷는다고요, 그것도 쌀쌀한 늦가을 달밤에… 이건 관광도 힐링도 아니다.” 165리 걷기대회를 꺼내자 대부분 주변 사람들이 만류하며 보인 반응이다. 그럴수록 그의 머릿속에는 달빛아래 경주 관광지도가 선명해졌다. 6개월에 걸쳐 현장을 답사한 끝에 순수 민간단체 차원에서 2002년 첫 대회가 열렸다. 제대로 홍보조차 못했지만 입소문을 타고 330명이 참가해 180명이 165리를 완주했다. 참가자가 늘면서 가족단위를 위한 30㎞ 코스도 신설했다.

지난해 참가자는 5,000여 명. 1회와 비교하면 20배 가까운 수치다. 풀코스 3,000여 명, 단축코스 2,000여 명. 70% 이상이 두 번 이상 참가자들이다. 다른 마라톤이나 걷기대회보다 풀코스(66km)에 2회 이상 참가한 마니아들이 많다는 게 특징이다.

김 전 이사장은 “5회 대회 때 부산총각과 인천 처녀가 나 홀로 참가했는데, 밤새 걸으면서 눈이 맞았는지 이듬해 부부가 돼 참가했다”며 “보다 다양한 코스를 개발해 경주에 최적화한, 경주에만 있는 걷기 코스를 개척해 관광경주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피력했다. 진행에 자신이 붙은 그는 “100㎞코스를 개발해 외국인들도 대거 유치하는 등 경주를 세계적인 트래킹의 메카로 키우겠다”고 덧붙였다.

김성웅기자 k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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