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장치 일명 ‘몰래카메라(몰카)’를 이용한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 여주의 한 주민센터 여자 화장실에 놓여 있던 종이컵이 몰카로 밝혀지는 등 사람들이 알아채지 못하게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몰카를 가장 쉽게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불법촬영 탐지 전문가 손혜영씨는 13일 MBC 라디오 ‘이범의 시선집중’을 통해 몰카 탐지 비법을 공개했다. 준비물은 빨간색 ‘셀로판지’와 스마트폰이다. 이 셀로판지를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와 플래시를 덮고 플래시를 작동시켜 촬영하면 몰카 렌즈가 반사돼 반짝이며 빛을 내는 것을 스마트폰 액정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골판지에 구멍을 뚫어 빨간 셀로판지를 붙이면 휴대하기도 쉽다. 손씨는 “적색은 카메라(렌즈)에 가장 잘 반사된다”면서 “딸을 키우는 아빠 입장에서 많은 여성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이렇게 방법을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여자 화장실에 구멍이 뚫려 있는 경우가 많아 여성들이 불안해 하는 것에 대해 손씨는 “실제로 지하철 화장실에서 몰카가 발견된 것이 제가 알기로는 거의 없다. 하지만 그만큼 몰카에 대한 두려움이 강하다”며 “구멍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몰카가 있는 게 아니지만(밖에서 들여다 볼 수도 있으니) 휴지 같은 것으로 막으면 된다”고 말했다.
손씨가 몰카의 온상으로 지목한 곳은 화장실 보다는 개인 숙박업소인 모텔이다. 공공시설도 아닌 개인 소유의 건축물이라 몰카가 많이 발견된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범죄 혐의가 있지 않고서는 경찰 등 사법기관이 일일이 검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럴 때 찜찜하면 빨간색 셀로판지를 대고 촬영해 확인해보면 된다.
손씨는 화장실의 구멍에 몰카가 설치돼 있는지 찔러서 확인해 보기 위해 날카로운 송곳을 갖고 다니는 여성들에겐 “위험하니 클립이나 실핀으로 찔러보라”고 조언했다. 혹시 미처 준비를 못했다면 “휴지로 막으면 된다”고 손씨는 덧붙였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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