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도전하고 개척하는 것.”
대한민국 최초의 토종 자동차 ‘포니(Pony)’를 만든 고(故) 정세영 HDC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은 혁신적인 사고와 도전정신을 갖춘 인재 양성의 필요성을 일생 동안 강조했다. 그의 교육 철학은 HDC그룹의 정몽규 회장이 설립한 ‘포니정재단’으로 계승됐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넷째 동생이자 국내 자동차 산업을 이끈 개척자로 ‘포니정’이라는 애칭으로 잘 알려져 있다. 포니정재단은 장학사업과 학술지원, 혁신상 등을 통해 우리사회를 이끌어 갈 인재들에 대한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해외 견문 넓히는 장학사업
포니정재단의 ‘포니정 해외학술탐방’ 프로그램은 졸업을 앞둔 대학생에게 해외 각국을 방문하며 견문을 넓히고, 전공에 대한 전문성을 길러주는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달 제6회 포니정 해외학술탐방단으로 선발된 대학생 3개 팀이 한 달여 일정을 마치고 돌아왔다. 해외학술탐방 프로그램은 매년 4월 선발 공고에 따라 지원자들이 2인 1조를 이루어 탐방계획서를 재단에 제출하면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최종 선발한다. 전공에 대한 심화학습을 주제로 선정해 소속 대학과 상관없이 동일한 전공자 2명이 팀을 꾸리면 된다. 선발된 팀에는 항공료 체류비 보험료 등 탐방활동비 1,000만원이 지원되며, 탐방 계획에 대한 학술적 조언을 제공하는 멘토링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매년 2개 팀 4명의 장학생이 선발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올해의 경우 열정과 도전정신이 넘치는 인재들의 치열한 경쟁 덕에 3개 팀 6명이 선발됐다.
포니정재단은 설립 직후인 2006년부터 매년 역사, 철학, 토목, 건축을 전공하는 대학생 30명을 선발해 1년치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는 장학사업도 시행하고 있다.
베트남의 미래 지도자 양성
포니정재단은 풍부한 성장잠재력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베트남에서 2007년부터 해외 장학사업을 펼치고 있다. 2012년부터는 호치민 국립대와 하노이 국립대를 졸업한 학생이 한국에서 유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포니정 베트남 초청장학금’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고려대 대학원과 협약을 맺고 석사과정 학비뿐만 아니라 왕복항공권과 2년간 생활비(월 90만원), 한국어교육비, 논문심사ㆍ인쇄비, 보험료까지 생활 전반에 걸쳐 후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620명의 베트남 대학생이 초청장학금의 혜택을 받았다. 수혜자인 딘 쑤언 쭝(Dinh Xuan Chung)씨는 “포니정재단 덕분에 꿈을 꿀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외국인 학생들에게 기회가 돌아가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가발전의 밑거름, 인문학 키우자”
나데쉬다 바헴(Nadeschda l. Bachem) 고려대 연구교수는 포니정재단의 학술지원 프로그램 수혜자다. 영국 런던대 소아즈에서 한국과 일본 비교문학을 전공해 박사 학위를 받은 바헴 교수는 올해 ‘포니정 펠로우십’ 프로그램 대상자로 선발돼 3월부터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에서 자료조사와 연구를 진행 중이다. 포니정 펠로우십은 재단과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이 공동으로 한국학 분야 박사 학위 취득 5년 이내의 해외 연구자를 후원하는 사업이다. 1년에 2명을 선발해 연구생활비 5,000만원과 출판지원금 1,0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포니정재단은 기초학문 진흥을 위해 신진연구자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인문학 분야 박사 학위 취득 5년 이내인 젊은 국내 연구자를 매년 공개 모집하고 서류심사와 면접심사를 거쳐 2명을 지원자로 선정한다. 이들에겐 1년간 연구비 4,000만원과 출판지원금 1,000만원이 각각 지원된다.
세상을 바꾸는 혁신 아이디어 응원
포니정재단은 정세영 명예회장의 뜻을 받들어 혁신적 사고와 도전정신으로 우리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인물이나 단체를 선정, 매년 포니정 혁신상을 수여하고 있다. 올해는 사회복지법인 안나의집을 운영하며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는 김하종 신부를 제12회 포니정 혁신상 수상자로 선정, 5월 시상했다. 역대 수상자로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서남표 전 카이스트(KAIST) 총장, 차인표ㆍ신애라 부부,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 김연아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조성진 피아니스트, 이국종 아주대 경기남부외상권역센터장 등이 있다. 포니정재단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인재를 물심양면 지원하며 사회 공헌활동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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