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서울 을지로 SKT타워에 마련된 무대 위로 대학생 10명이 차례로 올랐다. SK텔레콤 직원 1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윤명진(서강대 4학년)씨는 “몰래카메라 전파 감지기와 지능형 폐쇄회로(CC)TV를 접목해 ‘여성이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김혜진(덕성여대 4학년)씨는 “QR코드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를 개발한다면, 결식아동들이 눈치 보지 않고 아동급식카드를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소리와 진동을 감지하고 소음 가전을 제어하는 홈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아이디어(이은별ㆍ숙명여대 4학년)도 뒤따랐다.
10명의 학생들은 20대 청년들이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정보통신기술(ICT)로 해결할 참신한 아이디어를 겨루는 ‘SKT 행복 인사이트’에서 우수 제안자로 선정됐다. 이들은 SK텔레콤에서 근무 체험형 인턴십(6주) 기회를 제공받았고, 이날 결승전으로 1등 500만원을 포함해 총 1,05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아직 사회에 진출하지 않은 학생들이 관심 있는 분야의 직무를 경험해 보거나 기업과 직접 소통하는 일은 흔치 않다.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린 SKT 행복 인사이트는 미래 직업 선택을 위한 배움의 기회를 보다 폭넓게 제공하고, 일방적 교육에서 더 나아가 직접 사회를 위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SK텔레콤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이다. 올 들어 SK텔레콤은 SKT 행복 인사이트를 비롯해 ▦대학 2, 3학년 또는 석사 1년차 대학원생 대상 실무형 인턴십 프로그램 ‘T-웍스(Worx)’ ▦전국 영재고ㆍ과학고 학생 대상 ICT 강연 ‘YT 클래스’ 등을 운영하며 고교생과 청년들의 꿈 도우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6월 SK텔레콤은 전국 25개 대학과 함께 T-웍스에 참여할 대학생 250여명을 선발했다. T-웍스 프로그램의 가장 큰 목적은 대학생과 대학원생이 실무를 체험하면서 적성에 맞는 진로를 선택하도록 돕고 이를 위해 필요한 역량을 키워주는 것이다. 일반적인 공채 인턴십과 달리, 인턴 기간을 본인의 학업 일정에 따라 2개월(2018년 7~8월), 3개월(9~11월), 5개월(7~11월) 중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에 선발된 학생들은 7월 2일부터 본인이 원하는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부서에 배치됐고, SK텔레콤 직원들이 실제로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같이 수행하고 있다. 직무 체험 기간 중 월 197만원의 실습비도 제공된다.
T-웍스에 선발돼 온라인 콘텐츠 기획 제작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운영 관리 등을 담당하는 뉴미디어 커뮤니케이션팀에서 2개월째 인턴으로 근무 중인 김정은(이화여대 3학년)씨는 “다른 회사 인턴 프로그램은 대학 4학년 위주로만 뽑는데, T웍스는 2, 3학년도 선발해 정말 감사했다”며 “직접 기획과 제작을 해보고 광고대행사와의 협업에도 참여하는 등 귀중한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라만강 SK텔레콤 인사관리(HR) 그룹장은 “대학에서 배울 수 없는 실무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이 한 걸음 더 성장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인재 육성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재고, 과학고 학생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ICT 트렌드에 대한실무 강의를 제공하는 YT 클래스는 지난 7월 신설됐다. 전남 나주시에 위치한 전남과학고에서 전교생 2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YT 클래스에는 이현아 SK텔레콤 AI기술 유닛장이 SK텔레콤 AI 플랫폼인 ‘누구’에 접목된 기계학습(머신러닝)과 자연어 처리, 음성합성 등 다양한 기술을 소개했다. SK텔레콤에서 AI 영상인식기술을 담당하는 김지성 매니저가 ‘컴퓨터 비전 분야’에 관한 다양한 사례를 동영상으로 전달해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머신러닝 등에 활용되는 소프트웨어 ‘텐서플로’를 학생들이 직접 배우고 사용할 수 있는 실습 강의도 열렸다.
이정식 전남과학고 교사는 “학교에서 들을 수 없는 생생한 AI 트렌드를 학생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전남과학고 2학년 김태훈 학생은 “강의를 통해 음성인식뿐 아니라 영상인식, 머신러닝 등 다양한 AI 기술들을 알게 돼 AI 분야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두 번째 YT 클래스는 오는 9월 경기북과학고등학교에서 열린다.
윤용철 SK텔레콤 커뮤니케이션센터장은 “첨단 ICT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SK텔레콤 구성원들이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고교생, 대학생들과 공유하면서 대한민국 ICT 발전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미래 주역인 학생들의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청소년의 꿈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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