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말을 따라 할 줄 아는 있는 앵무새가 사물의 가치판단 능력을 가졌다는 의외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막스 플랑크 조류학 연구소의 아나스타샤 크라센니코바와 동료들이 네 종류의 앵무새에게 실험한 결과, 그들은 더 좋은 선택을 위해 당장의 만족감을 미룬다고 지난 8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밝혔다.
연구진은 본격적인 실험에 앞서, 앵무새들에게 먹이와 토큰의 교환이 가능하다는 걸 숙지시켰다. 그리고 가장 낮은 가치의 옥수수 알갱이, 중간급의 해바라기 씨, 값어치가 가장 높은 호두 조각이 각각 금속 고리, 금속 브래킷, 플라스틱 반지와 동일 수준임을 보여줬다. 이후 연구진은 앵무새에게 두 가지 선택사항을 제시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들은 옥수수를 포기하고 반지를 택했다. 그리고 그 반지를 호두 조각과 교환했다. 옥수수와 브래켓 중에서는 브래켓을 골랐으며, 최종적으로는 모두 가장 맛있는 먹이인 호두를 얻는 데 성공했다. 크란센니코바 박사는 이전에 침팬지나 원숭이 등 다른 종도 비슷한 반응을 보여준 적 있지만, 조류가 교환가치를 이해한 것은 처음이라 강조했다.
그런데 앵무새 중에서도 가장 똑똑하다고 알려진 아프리카 회색 앵무새의 경우, 최종 가치인 호두와 반지를 보여줬을 때 반지를 택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크란센니코바 박사는 이런 결과가 아프리카 회색 앵무새들의 익살스러움 때문이라 말했다. “그들은 사물을 가지고 놀 줄 아는 장난기 가득한 앵무새들이죠.” 그렇지만 반지를 선택함으로써 유희를 즐기던 그들도, 결국 마지막엔 호두를 택해 자신의 만족을 챙겼다.
전근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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