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1004 청소년 오케스트라
농업기술센터서 지원키로 협약
1,004개 섬으로 이뤄졌다고 해서 ‘천사의 섬’으로 불리는 전남 신안군 섬 지역 학생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가 든든한 후원자를 구했다 탄탄한 실력을 인정받은 까닭이다.
신안군은 11일 신안농업기술센터와 ‘신안 1004 청소년 오케스트라’가 8일 농업기술센터 강당에서 농업ㆍ농촌 문화수준 향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민간 청소년 오케스트라에 대한 공공 차원의 지원 약속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협약은 2023년까지 5년 동안 농업ㆍ농촌 문화교류를 바탕으로 농촌활력화 촉진과 청소년 문화수준 향상을 위해 추진됐다. 협약에 따라 농업기술센터는 연습실 등 시설을 지원하고, 오케스트라는 주민들을 위한 연주기부를 함으로써 두 기관이 지역의 문화예술 인프라 조성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 오케스트라는 섬 지역 청소년들이 악기연주를 통해 문화적인 소외를 극복하고 공동체 의식을 높이기 위해 2011년 3월 창단했다. 단원들은 신안군 암태ㆍ자은ㆍ안좌ㆍ도초ㆍ압해도 등에 사는 초ㆍ중ㆍ고교생 60여명으로 구성됐다. 단원들은 매주 토요일 압해도에 모여 합주 연습을 하고 다시 배를 타고 돌아가는 수고를 마다치 않고 실력을 연마하고 있다.
공공기관이 아닌 민간 후원자들과 학부모들이 섬 아이들에게 더 큰 꿈을 꾸게 하도록 창단해 한국판 ‘엘 시스테마’로 불린다. 엘 시스테마는 베네수엘라 빈민층 아이들을 위한 오케스트라 시스템으로, 음악교육을 통한 사회적 변화를 추구하는 민간차원의 운동으로 유명하다.
이 오케스트라는 단장을 맡은 이혁제 전남도의원, 홍명진 지휘자, 재능기부 선생님 등의 협력으로 매년 정기공연도 열고 있다. 이를 통한 실력향상과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아지자 신안교육청이 지원에 나섰고 신안군도 지원 조례를 제정한 데 이어 지원 협약까지 하게 됐다.
이 의원은 업무협약 후 “사설학원 하나 없고 악기조차 구경하기 힘든 청소년들에게 문화적인 혜택을 주고 싶어 창단했는데 오늘 같은 좋은 날이 왔다”며 “더욱 실력을 키워 꼭 해외에 나가 공연하자”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신안=김종구 기자 sor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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