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메신저 카카오가 자회사 카카오페이를 통한 증권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어 증권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카톡에서 곧 바로 주식 매매를 할 수 있게 될 경우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간편결제ㆍ송금 서비스로 소비자를 확보한 뒤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바로투자증권 지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설립된 바로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419억원의 소형 증권사로, 신안그룹 계열 신안캐피탈의 100% 자회사다. 이와 관련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다양한 금융 서비스 도입을 고려하고 있고 증권도 여러 방안 중 하나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카카오가 증권사 인수합병(M&A) 시장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7월 진행된 온라인 펀드판매 전문 증권사인 펀드온라인코리아 매각 당시에도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
카카오페이가 증권사 인수 등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는 것은 간편송금ㆍ결제 서비스로 소비자를 끌어 모은 뒤 다른 금융상품 판매에 나서면서 수익을 다각화 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카카오페이의 주요 주주인 알리페이도 소비자가 결제를 위해 예치한 자금을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 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른 간편결제 사업자들도 이미 증권사와의 제휴를 통해 자산관리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삼성페이는 펀드온라인코리아와 제휴를 맺고 이달부터 애플리케이션(앱) 안에 펀드슈퍼마켓을 개설했다. 이를 통해 삼성페이 이용자들은 은행이나 증권사 방문 없이 간편하게 펀드에 가입할 수 있다. 네이버페이는 미래에셋대우와 제휴해 CMA 연계 서비스를 진행중이며 비바리퍼블리카도 간편송금 서비스인 토스 앱에서 신한금융투자 비대면계좌를 개설해 해외주식투자, 펀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간편결제 회사 등 핀테크 기업의 금융투자업 진출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미 펀드온라인코리아 매각 당시에도 카카오페이 외에 비바리퍼블리카, KG이니시스 등이 잠재적 인수자로 거론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플랫폼 사업자가 수익성 확보를 위해 자산관리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다”며 “일반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무기로 기존 증권사의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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