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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佛 전 장관 플라세, 여성에게 거절당하자… 만취 난동

입력
2018.09.11 09:45
수정
2018.09.1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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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입양아 출신 프랑스 국가개혁장관 역임한 장 뱅상 플라세. 류효진기자
한국인 입양아 출신 프랑스 국가개혁장관 역임한 장 뱅상 플라세. 류효진기자

한국계 입양아 출신으로 프랑스 국가개혁 장관을 지낸 장뱅상 플라세(50·한국이름 권오복) 전 상원의원이 만취해 여성에게 욕설하고 경찰관을 모욕한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파리형사법원은 10일(현지시간) 플라세 전 장관에게 인종차별 발언과 경찰관 모욕 등의 죄목으로 금고 3개월에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벌금 1천 유로도 납부하라고 판결했다. 플라세 전 장관은 지난 4월 5일 새벽 파리 시내의 한 디스코텍에서 20세 여성에게 춤을 추자고 제안했다가 거절당하자 욕설을 하고 경비원과 경찰관에게도 인종차별적 모욕발언을 한 사실이 인정됐다.

그는 디스코텍의 경비원이 소란을 피우지 말고 나가라고 요구하자 "여기는 마그레브(북아프리카)가 아니다. 내가 누군지 아느냐. 너를 아프리카로 보내버리겠다"고 말하고 출동한 경찰관에게는 "XX 같은 놈들, 내가 누군지 모르지"라며 욕설을 한 사실이 인정됐다.

플라세는 지난 7월 법정에 출석해 자신의 행동이 "매우 거만하고 미숙하고 부적절했다"고 뉘우치면서도 "성희롱이나 인종차별, 모욕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법정에서 그는 자신의 알코올 의존증과 정치적 야심이 강한 기회주의자라는 세간의 시선 등에 따른 심적 고충 등을 털어놓으며 선처를 호소하기도 했다.

녹색당 소속 상원의원이었던 플라세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재임 때에는 국가개혁 및 간소화 담당 국가비서(장관급)에 발탁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취임 직전까지 프랑스 경제의 디지털 전환과 규제개혁을 이끌었다.

플라세는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나 수원의 보육원에 맡겨졌다가 일곱 살 때인 1975년 프랑스로 입양된 뒤 상원의원과 장관에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한국 이름은 '권오복'으로, 장관 재직 때와 퇴임 후에도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하는 등 한-불 민간 교류의 전도사를 자임하며 활동해왔다.

자서전 '뿌르꾸아 빠 무아!'(Pourquoi pas moi)가 국내에 번역 출간되기도 했다. 파리의 한 재불 교포는 "플라세가 매우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프랑스 정계에서 아시아 입양아 출신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을 딛고 성장하며 많은 일을 했는데 이런 일이 생겨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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