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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속 드러나는 관리 구멍…외국인 접촉자 50여명은 소재 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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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속 드러나는 관리 구멍…외국인 접촉자 50여명은 소재 감감

입력
2018.09.10 22:06
수정
2018.09.11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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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내 체류지 불분명해 ‘불안’

메르스 환자 이용 리무진 택시도

이후 승객 최소 23명 더 태워

확진 환자 이후 이틀간 추가 0명

2015년과는 다르게 잠잠한 양상

쿠웨이트 회사 직원도 음성 판정

10일 오전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방역 요원들이 방역 전문용 살균소독제를 이용해 입국장을 소독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10일 오전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방역 요원들이 방역 전문용 살균소독제를 이용해 입국장을 소독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ㆍMERS) 환자 A(61)씨가 지난 8일 양성 판정을 받은 후 이틀이 흐른 10일까지 추가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접촉자들에 대한 관리에 구멍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연락이 닿지 않는 외국인 접촉자가 50명이 넘고, A씨가 탑승했던 비행기의 승무원들은 밀접접촉자로 지정이 되고도 한때 호텔에 투숙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A씨가 공항에서 삼성서울병원으로 이동할 때 이용한 리무진 택시의 운전기사는 이후 20명이 넘는 승객을 태운 것으로도 나타났다.

10일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까지 의심환자로 분류된 이는 외국인 승무원 1명과 항공기 탑승객 5명 등 총 6명이다. 다행히 지금까지 1, 2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은 나오지 않았다. 쿠웨이트에 거주하는 A씨 회사 직원 1명도 메르스 유사증상을 보였지만 현지 보건당국을 통해 최종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번 양상은 2015년 메르스 사태와는 확연히 다른 게 사실이다. 2015년 당시 첫 메르스 확진자는 바레인에서 농작물 재배 시설물 제조업에 종사하다 귀국한 B(68)씨로, 5월4일 귀국한 뒤 16일 만인 5월20일에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시에는 국내 병원과 보건당국이 메르스에 대한 이해가 적었고 대응체계도 허술했던 탓에 B씨는 5월12일부터 일주일 간 충남 아산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병원 4곳을 전전했다. 이 과정에서 감염이 급속도로 진행됐다. B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 당일 그를 간호한 부인 C(63)씨의 감염 사실이 확인된 데 이어 다음 날에는 B씨와 5시간 가량 병원 2인용 입원실을 함께 사용한 D(76)씨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틀 새 2명의 추가 환자가 발생한 것이다. 초동대응 골든타임을 놓치면서 B씨 확진 20일 만인 6월10일에는 108명으로 불어났다.

이번에는 A씨 확진 이후 이틀 동안 추가 감염자가 나오지는 않고 있으나, 안심하기는 이르다. A씨는 1차 검사 항목 중에 일부는 음성, 일부는 양성으로 나왔다가 확실치가 않아 2차 검사에서 양성 확진을 받았다. 현재 의심 환자 6명 중에서도 영국인 여성 1명만 2차 검사에서 음성 확진을 받았을 뿐 5명은 아직 2차 검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밀접ㆍ일상접촉자가 이날 기준 각각 21명, 417명에 달하는데 이들 접촉자 관리가 허술했음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점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 밀접접촉자 21명 중 내ㆍ외국인 승무원 4명은 국내 거처가 없다는 이유로 한때 인천 영종도 한 호텔에 이틀간 격리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보건당국은 ‘격리’라고 밝히고 있지만, 호텔 로비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여러 사람들과 마주쳤을 가능성이 높다. 당시 투숙객들에게는 아무런 고지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들은 9일 저녁에서야 인천공항검역서로 이동했다.

외국인 일상접촉자 115명 가운데 50여명과는 한국 내 체류지가 불분명해 연락이 닿지 않는 것도 불안한 요인이다. 이들은 귀국 시 건강상태질문서에 한국 내 체류 주소 등을 적도록 하고 있지만 정확히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A씨가 리무진 택시를 탄 이후 이 택시의 카드 결제 전수는 23건으로 집계됐다. 택시 운전기사가 A씨를 병원에 내려준 뒤 본인이 밀접접촉자로 지정될 때까지 최소 23명 이상의 고객들을 태웠다는 얘기다.

보건당국은 10일 현재 밀접접촉자 21명(당초 22명에서 항공기 좌석 착오로 1명 제외) 중 외국인 승무원 4명은 시설 격리, 나머지는 자택 격리를 해놨다고 설명하고 있다. 격리 해제는 최종접촉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날 특별한 증상이 없다면 진행된다. A씨와 밀접접촉자의 최종 접촉일이 지난 7일이므로 증상이 없으면 오는 22일에야 격리에서 풀린다. 일상접촉자는 격리 없이 2주간 1대 1 전담공무원이 배치돼 매일 건강 상태를 전화로 확인 받는다. 질본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확진 환자와 접촉자들의 동선을 파악해 적극적으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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