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 신예 오사카 나오미(19위)가 일본인 최초로 테니스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오사카는 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여자단식 결승에서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26위ㆍ미국)를 2-0(6-2 6-4)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오사카는 일본인 최초, 아시아 선수로는 2011년 프랑스오픈과 2014년 호주오픈 여자단식을 제패한 리나(중국)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 챔피언’이 됐다. 우승상금은 380만 달러(약 42억7,000만 원)다. 오사카는 아이티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를 둔 혼혈 선수다. 메이저 대회 남자단식에서는 아시아 국적 선수가 우승한 적이 없다. 남자단식 최고 성적은 2014년 US오픈 니시코리 게이(일본)의 준우승이다.
윌리엄스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했다면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24번째 정상에 오르며 마거릿 코트(호주ㆍ은퇴)의 역대 메이저 대회 단식 최다 우승 기록과 동률을 이룰 수 있었으나 다음 시즌을 기약하게 됐다. 또 그는 2011년 이후 7년 만에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이 없는 한 해를 보내게 됐다. 윌리엄스는 올해 윔블던과 US오픈 준우승, 프랑스오픈 16강의 성적을 냈고 호주오픈에는 불참했다.
오사카는 서브 에이스 6개를 꽂아 3개의 윌리엄스보다 2배 더 많았고, 더블폴트는 1-6으로 훨씬 적었다. 서브 속도에서도 최고 시속 191km를 기록해 189km의 윌리엄스보다 빨랐다.
오사카는 1세트 게임스코어 0-1에서 내리 5게임을 따내며 윌리엄스를 압도했다. 이어 2세트는 팽팽한 접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게임스코어 2-1로 앞서던 윌리엄스가 오사카의 서브 게임을 처음 브레이크하며 3-1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사카가 곧바로 윌리엄스의 서브 게임을 가져오면서 경기 분위기가 급변했다. 리드를 지키지 못한 윌리엄스가 자신의 라켓을 코트에 내동댕이치면서 경고를 받은 것이다.
이때 주심은 윌리엄스에게 ‘포인트 페널티’를 줬다.
경기 초반에 윌리엄스가 경기 도중 코치의 지시를 부당하게 받았기 때문에 1차 경고가 있었으므로 경고 2개가 더해져 다음 게임은 오사카가 15-0으로 앞선 상황에서 시작하도록 했다. 하지만 ‘코칭 경고’를 받은 사실을 몰랐던 윌리엄스는 심판에게 강력하게 항의했고, 도가 지나치다고 판단한 주심은 게임스코어 4-3이 된 이후 세 번째 경고인 ‘게임 페널티’까지 부여해 순식간에 경기는 5-3으로 오사카가 앞서게 됐다.
윌리엄스는 울먹이며 심판에게 계속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1시간 19분 만에 오사카의 승리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윌리엄스는 경기가 끝난 뒤 네트에서 오사카를 안아주며 축하했으나 주심과는 악수하지 않았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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