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오토바이 사고로 숨진 10대 고교생의 사고 당시 모습이 그대로 담긴 사진을 교육자료로 활용해 물의를 빚고 있다.
8일 전남 강진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31일 강진 모 고등학교에서 학생 300여명을 대상으로 오토바이 사고 예방 교육을 했다.
교육에는 경찰이 직접 만든 영상자료가 활용됐다.
2분짜리 영상에는 지난달 강진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농수로에 추락해 숨진 이 학교 학생 A(17)군의 사고 당시 모습이 찍힌 사진이 포함돼있었다.
사진은 모자이크 처리됐지만 처참한 사고 당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
문제는 경찰이 영상자료를 보여주고 사고개요를 설명하면서 영상을 본 학생들이 사진 속의 인물이 얼마 전까지 함께 공부했던 A군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면서 불거졌다.
깜짝 놀란 A군의 친구들은 영상을 보고 곧바로 유족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유족들은 곧바로 경찰에 항의했고, 경찰은 오토바이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주려는 차원에서 부적절한 사진을 포함했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문제 영상은 곧바로 폐기됐다.
A군 아버지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아무리 교육이라지만 죽은 자식의 모습이 많은 사람들에게 그대로 노출됐다니, 자식 잃은 부모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강진경찰서 관계자는 "관내에서 오토바이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어 경각심을 주려는 차원에서 만들었는데 문제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 못 했다"며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취지는 아니었지만, 부적절하다고 판단돼 곧바로 사과했다"고 해명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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