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가입은 쉽지만 보험금을 받기는 어렵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여전히 팽배하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보험회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윤 원장이 보험회사 CEO들과 만난 것은 지난 5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그는 이날 모인 34개 생명ㆍ손해보험사 대표에게 “보험 약관은 이해하기 어렵고 심지어는 약관 내용 자체가 불명확한 경우도 있어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며 “보험은 미래의 불확실성을 보장하고 보험금액이 사후에 확정ㆍ지급되는 고유한 특성 때문에 정보비대칭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윤 원장의 언급은 최근 논란이 된 즉시연금처럼 모호한 약관으로 인해 보험금 지급 분쟁이 잇따르고 있는데다, 소비자 보호 제고 노력이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윤 원장은 다음주부터 ‘보험혁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보험사의 상품 개발과 약관 심사부터 모집, 가입, 보험금 지급심사, 분쟁 등 모든 과정에 걸친 문제점을 '소비자의 시각'에서 재검토하자는 취지다.
윤 원장은 또 그 동안 보험가입이 어려웠던 유병자들을 위한 보험상품 등 취약계층을 포용하는 금융시스템 구축도 당부했다.
한편 이날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 환우 모임’ 회원들은 간담회장 앞에서 보험금 지급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윤 원장은 “금감원의 기본입장은 소비자 보호가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암 환자들의 입장을 최대한 배려해 정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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