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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에 유치원 바닥에 균열 있었다” 하룻밤 사이 10도 기울어버린 유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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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에 유치원 바닥에 균열 있었다” 하룻밤 사이 10도 기울어버린 유치원

입력
2018.09.07 10:22
수정
2018.09.0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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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교육감 “이상징후 발견했지만 업체가 무시”

한밤 중 굉음에 혼비백산한 주민들… 54명 대피

유치원은 휴원… 170m 떨어진 상도초는 정상 등교

[상11] [저작권 한국일보]붕괴직전 상도유치원7일 새벽 서울 상도동의 상도유치원 건물이 10도 정도 기우는 등 붕괴 위기에 놓여있다. 지난 6일 저녁 11시 20분쯤 서울 상도초등학교에 있는 4층짜리 병설 유치원이 굉음을 내며 건물 일부가 무너져 내려 주민들이 대피했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2018-09-07(한국일보)
[상11] [저작권 한국일보]붕괴직전 상도유치원7일 새벽 서울 상도동의 상도유치원 건물이 10도 정도 기우는 등 붕괴 위기에 놓여있다. 지난 6일 저녁 11시 20분쯤 서울 상도초등학교에 있는 4층짜리 병설 유치원이 굉음을 내며 건물 일부가 무너져 내려 주민들이 대피했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2018-09-07(한국일보)

“굉음도 나고 쇠가 끌리는 소리도 들려 처음엔 천둥인가 했어요”

7일 서울 상도동 상도유치원 인근에서 만난 주민 박연숙(57)씨는 전날 밤 유치원 건물이 급격하게 기우는 사고가 발생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굉음이 난 이후 사이렌이 울렸고 근처 주민이 문을 두드리며 “대피하라”고 외쳐댔다고 한다. 서둘러 필수품만 챙긴 채 주민센터로 대피한 뒤 인근 숙박시설로 안내 받은 박씨는 “천둥 치는 듯한 소리가 너무 무섭게 났다”고 말했다.

서울 동작소방서는 7일, 전날 오후 11시20분쯤 서울 상도초등학교 단설 유치원 건물(지상 3층,지하 1층)이 급격하게 기우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인근 다세대주택 공사장에서 지반침하를 막는 흙막이 벽체가 무너지면서 유치원 지반을 이루던 흙이 쏟아졌고, 이에 유치원이 10도 이상 기운 것으로 조사됐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인근 주민 총 25세대 54명이 숙박시설과 주민센터 등에 대피한 상태다.

유치원 건물은 다시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됐다. 정수형 한국시설안전공단 평가본부장은 7일 새벽 “유치원 건물은 기역자(ㄱ) 모양 두 동인데, 기울어진 동은 기둥이 모두 파괴되어 사용할 수 없다”며 “철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김재성 동명기술공단 토질 및 기초 기술사는 “기울어진 건물 아래는 흙을 쌓아 다진 것”이라며 “지지력이 상실됐으면 복구하기 어렵다”고 했다.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던 이날 오전 현장을 찾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8월에 유치원 바닥에서 균열이 발견됐다는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업체가 무시했다”며 안전불감증을 성토했다. 뒤이어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주민들의 불안감을 없애는 차원에서 점검과 건물 철거가 신속히 이뤄져야 생각한다”며 “이런 사고가 발생한 원인에 주목해 민간 공사현장 등에 대해서 매뉴얼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 전면적으로 심사하겠다”고 말했다.

사고가 발생한 유치원은 이날부터 휴원에 들어가지만, 사고 지점으로부터 약 170m 떨어져있고 별도 입구가 있는 초등학교는 정상운영된다. 교육청 관계자는 원생 122명 중 58명을 10일부터 우선적으로 상동초로 등원시키고, 공간상의 문제로 17일 이후에야 전원을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등교시킨 학부모들 마음은 편치 않다. 상도초 1학년, 3학년생 자녀를 둔 김국화(40)씨는 “운동장을 사이에 두고 학교와 유치원이 분리가 돼있어 그나마 안심이지만 불안하다”며 “학생들이 빨리 하교하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오세훈 기자 comingh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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