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약 7년간 20여개의 유사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해 4,300억원대의 수익을 올린 조직원들과 도박자들이 검거됐다. 순이익만 400억원대, 환수된 범죄수익만 131억원에 달하는 규모로, 경찰이 단일 사건 수사를 통해 100억원 이상의 범죄수익을 환수한 건 처음이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최모(44)씨 등 운영진 11명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조직원들과 상습ㆍ고액 도박자 등 129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친구나 지인 위주로 조직원을 구성한 뒤 회원모집팀, 폰구입팀, 사이트운영관리팀, 국내인출팀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범죄를 계획했다. 추적이 어려운 텔레그램이나 위쳇을 통해 서로 연락을 취하는 등 치밀하게 조직원을 관리했다. 그런 뒤 일본이나 중국, 태국과 말레이시아 등 해외에 운영사무실을 설치한 뒤 추천을 통해 회원(도박자)을 모집하고 축구 야구 같은 스포츠경기의 승패에 따라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해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이렇게 올린 수익으로 강남의 고급아파트 5채와 아우디나 레인지로버 같은 고가의 외제 승용차 15대, 제주 토지 1,269㎡를 구매하는 등 호화 생활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 등 사장들은 정선카지노 VIP회원으로 도박비로만 수십억원을 사용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사이트 관련 계좌 분석을 통해 회사원과 대학생 등 다양한 이들이 도박을 했고, 이 중에는 고등학생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1억원 이상 배팅한 사람이 32명에 달하고 5억6,000만원을 잃은 도박자도 있었다. 경찰은 “온라인으로 운영되다 보니 실명이 아니더라도 회원 가입을 할 수 있어 다양한 연령대의 회원을 쉽게 모집할 수 있었다”며 “입건된 이들은 순차적으로 기소의견으로 검찰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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