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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ㆍ한미 정상회담 통한 비핵화 중재 임무 더 막중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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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ㆍ한미 정상회담 통한 비핵화 중재 임무 더 막중해졌다

입력
2018.09.0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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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사단, 3차 남북정상회담 일정 확정

김 위원장 비핵화 의지 재확인 성과

‘종전선언, 핵신고’ 교환 중재는 불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8~20일 평양에서 3차 남북정상회담 일정을 갖기로합의했다. 대북 특사단을 이끈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6일 “(3차) 정상회담에서는 특히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실천적 방안을 협의키로 했다”고 방북 성과를 설명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김 위원장의 과감한 비핵화 초기 조치에 대한 결단을 끌어내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3차 남북정상회담 일정 확정으로 주춤하던 남북관계는 다시 시동을 걸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정상회담 이전에 공동연락사무소를 개소하고 정상회담에서 무력충돌 방지를 위한 구체적 방안에 합의키로 한 게 인상적이다. 비핵화 협상의 교착 국면에서 교류협력 사업이 올스톱되는 상황을 방치할 수 없고 남북관계 발전을 고리로 북미관계를 견인하겠다는 남북의 의지가 일치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는 비핵화를 추월하는 남북관계 진행을 우려하는 미국의 시선까지 고려해 남북관계 발전의 속도를 신중히 조절하는 것이 긴요하다.

교착 상태의 북미 비핵화 협상에 돌파구를 찾는 게 특사단의 막중한 임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의 특별한 비핵화 의지를 확인한 것도 상당한 성과다. 김 위원장이 특사단 앞에서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 사정을 설명하면서 ‘핵실험 영구적 불가능’ ‘장거리 미사일 실험의 완전중지’라는 표현을 사용한 대목이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2021년 1월) 내에 비핵화를 실현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말 또한 비핵화 일정 첫 제시라는 상징적 의미와 함께 비핵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특사단 방북 성과 발표 어디에도 김 위원장의 과감한 비핵화 조치는 포함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도리어 “선제적 조치들에 대한 (미국의) 상응하는 조치가 이뤄진다면 비핵화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조치들을 계속 해 나갈 수 있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한다. 핵ㆍ미사일 실험장을 선제적으로 폐기한 만큼 미국이 상응조치로 종전선언을 해야 핵무기 리스트 제출이라는 단계적ㆍ동시적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메시지다. 이런 인식 아래서는 종전선언과 핵신고의 맞교환이라는 특사단의 중재안은 설 자리가 없었을 것이다. 특사단의 중재 성과에 연동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도 당장 재추진은 어렵게 됐다.

결과적으로 북미의 직접 접촉은 당분간 진전이 힘들어 보이고 비핵화 중재의 임무만 연장된 셈이다. 다행히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거듭 확인하면서 협상의 끈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중재의 여지는 열려 있는 상황이다. 특사단이 미국에 전할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비공개에 부쳤을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전향적으로 움직이지 말라는 법도 없다. 9월 말 평양과 뉴욕에서 잇따라 열릴 남북ㆍ한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적극적인 중재 외교 노력이 더 무거워지고 절실해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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