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니시코리 게이(29ㆍ랭킹 21위)와 오사카 나오미(20ㆍ19위)가 US오픈 테니스대회 남녀단식 4강에 나란히 오르며 일본 열도를 흥분시키고 있다. 세계 테니스 메이저 대회에서 일본 남녀 선수가 동시에 4강에 오른 건 처음이다. 1995년 윔블던에서 마츠오카 슈조(50)와 일본 여자 테니스 전설 다테 기미코(47)가 각각 남녀단식 8강에 오른 게 이전까지의 최고 기록이다.
6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남자단식 8강전에서 니시코리는 2014년 이 대회 우승자 마린 칠리치(30ㆍ7위ㆍ크로아티아)를 3-2(2-6 6-4 7-6<7-5> 4-6 6-4)로 제압했다. 아시아 최강으로 아시아 국적 남자 선수 중 유일하게 메이저 대회 단식 결승 진출 경력이 있는 니시코리는 2014년 준우승, 2016년과 올해 4강 등 유독 US오픈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날 5세트에서 니시코리는 게임스코어 4-1까지 앞서다가 내리 3게임을 내주며 4-4 동점을 허용, 위기를 맞는 듯했다. 하지만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한숨을 돌렸고, 칠리치의 서브 게임에서는 상대가 포핸드 실책을 3개나 쏟아내는 틈을 파고들어 4시간 7분의 접전을 승리로 마무리했다. 니시코리는 올해 윔블던 우승자 노바크 조코비치(31ㆍ6위ㆍ세르비아)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앞서 오사카 나오미는 여자단식 8강전에서 레시아 트수렌코(29위ㆍ36위ㆍ우크라이나)를 2-0(6-1 6-1)으로 완파했다. 일본 여자선수가 메이저 대회 단식 4강에 오른 것은 1996년 윔블던 다테 이후 22년만이다. 오사카는 일본의 신성이다. 아이티 출신의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오사카는 180㎝의 신장을 이용해 아시아에서는 보기 드문 ‘힘의 테니스’를 구사한다. 오사카는 지난 3월 BNP 파리바 오픈에서 마리아 샤라포바(31ㆍ22위), 시모나 할레프(26ㆍ1위) 등을 이기고 처음으로 투어 대회 우승을 거머쥐었다.
석경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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