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일본으로 가 일본 여자와 결혼해 미우ㆍ유나ㆍ준ㆍ시온, 2남2녀 4명의 아이를 낳아 기르는 어느 아저씨 이야기다. 이게 전부다. 외벌이로 애 넷 키우며 낯선 이국 땅에 살고 있는 사람이 책을 썼으니, 뭔가 남다른 가치관을 내보이거나 드라마틱한 에피소드를 늘어놓지 않을까 싶은데, 없다. 사실 없다는 게 포인트다. 공부 강요 없이 제 할 일 찾아 알아서 살아가는 아이들, 그 이야기가 책의 전부다.
어른은 어떻게 돼?
박철현 지음
어크로스 발행ㆍ272쪽ㆍ1만3,500원
저자도 서문에다 써놨다. ‘돈도 잘 못 버는 거 같은데 이제 어떡하지? 이번 생은 망해야 정상인데, 어? 잘 살고 있네?’라는 느낌을 읽어 달라고. 별스럽지 않은 이야기들이 술술 재미나게 읽히는 건, 우리가 이리 커 왔고, 또 이리 키우고 싶은, 그 어떤 공감대 덕분이다. 책 자체가 언제 내려앉았는지도 모를 따뜻한 봄볕 한 조각 같은 책이다. 참, 그래서 어른은 어떻게 돼냐고? 책을 덮으면 아이들이 아빠에게 묻는 질문이 아니라, 아빠가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그림 같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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