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영원한 우량기업은 없다’는 사실이 미국에 이어 유럽 증시에서도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독일은 물론이고 유럽을 대표하는 초우량 금융회사로 꼽혔던 도이체방크가 유럽의 대표적 우량 상장사 목록에서 탈락하게 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현지시간) 이 은행이 ‘유로 스톡스 50’지수에서 탈락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도이체방크가 범유럽 블루칩 지수에서 탈락하는 것은 올 들어 주가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 은행은 최근 시가총액이 200억유로 안팎으로 연초 대비 39%나 하락한 상황이다. 은행 측도 이달 24일부터 관련 지수에서 빠지게 된다는 점을 인정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만 해도 세계 굴지의 은행으로 꼽혔던 도이체방크로서는 지수 탈락으로 거듭 굴욕을 맞게 된 셈이다.
해당 지수를 산정하는 스톡스는 지난달 31일 종가를 기준으로 시가총액을 따져 종목을 조정하고 수 주일 안으로 시행하겠다는 방침을 지난 3일 밤 고객사에 통보했다. 스톡스는 프랑크푸르트 증시를 운영하는 독일증권거래소(Deutsche Boerse·DB)의 계열사다. 독일증권거래소 측은 지수에 새로 편입될 종목이 오는 24일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로 스톡스 50’ 지수는 9개 업종ㆍ50개 우량기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가운데 은행은 7개 종목이 포함돼 있다. 시가총액이 급감한 탓에 3일 현재 도이체방크가 이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74%에 불과하다.
도이체방크가 지수에서 탈락하면서, 유럽의 투자업계도 유탄을 맞게 됐다. 특히 우량종목지수를 수동적으로 추종하는 방식으로 투자종목을 편성해온 펀드 매니저들은 이달 말까지 손해를 감수하며 이 은행의 주식을 매도해야 할 상황이다. FT는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경우 1,250만주 처리 방침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고 전했다.
FT는 도이체방크에 이어 독일 2위 은행인 코메르츠방크도 이달 중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블루칩 지수인 닥스 지수에서 탈락하고 결제서비스 업체인 와이어카드로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미국에서도 지난 6월 미국 제조업의 상징이던 제너럴 일렉트릭(GE)이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30개 우량 종목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DJIAㆍ다우지수)에서 퇴출된 바 있다.
김정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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