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승마협회가 박근혜 정권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승마 국가대표 시절 제공한 훈련비를 돌려달라며 소송을 낸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정씨 측은 돈을 돌려줄 법적 책임이 없다며 “협회가 감정적으로 소송을 냈다”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002단독 강영호 부장판사 심리로 5일 열린 변론기일에서 정씨 측 변호인은 “1996년생인 정씨가 훈련비를 받을 당시에는 미성년자였으므로 돈을 받았다면 법정 대리인이 받았을 것”이라며 “정씨가 실제로 이 돈을 받았다는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다른 선수들도 훈련비 청구 서류에 비슷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따져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이후 감사원이 문화체육관광부 및 산하기관 감사를 벌인 결과, 정씨에게 국가대표 훈련 수당이 부당하게 지급된 사실이 확인됐다. 증빙 서류 가운데 서명이 일치하지 않거나 ‘막도장’이 찍혀 있어 실제 누가 신청했는지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있었다.
감사 결과에 따라 감사원은 부당 지급한 돈을 환수하도록 요구했고, 정씨가 이를 돌려주지 않자 승마협회는 3월 정씨를 상대로 “1,900여만원의 부당이득금을 반환하라”며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31일 다시 변론기일을 열고 양측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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