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등에서 적용되던 ‘원정 다득점’ 규칙이 없어질 수도 있다. 4일(현지시간)에 스위스 니옹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엘리트 코치 포럼’에서 조세 무리뉴(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훌렌 로페테기(레알 마드리드) 등 명문 클럽의 감독들은 UEFA에 원정 다득점 규칙을 재고할 것을 요구했다.
영국 방송 BBC에 따르면 조르지오 마르체티 UEFA 사무총장은 “감독들이 원정 경기에서 득점하는 것이 과거와 달리 어렵지 않아 원정 다득점 규칙의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라며 “UEFA는 감독들의 요구에 공감하며 개정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에서 원정 다득점 규칙은 1965-66 유러피언 위너스컵에 처음 도입됐다. 당시에는 교통이 불편한데다, 컨디션 조절 경험이 축적되지 않아 원정 경기는 선수들에게 큰 악조건이었다. 원정 다득점 규칙은 원정팀에게 불리한 악조건을 상쇄시켜주고 공격적인 축구로 재미를 유발하기 위해 도입됐다.
원정 다득점 규칙은 홈 앤드 어웨이 경기의 득점이 같을 때 승부를 가리기 위해 사용된다. 정규시간에만 적용할지, 연장전을 치른 후에 적용할지, 둘 다 적용할지 등 원정 다득점 규칙의 적용 범위는 대회마다 차이가 있다.
실제로 원정 다득점 규칙은 극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기도 했다. 2017-2018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원정경기에서 바르셀로나에게 4대1로 진 AS로마는 2차전 홈경기에서 3대0으로 이기며 원정 다득점 규칙으로 32년 만에 4강에 진출했다. 이 경기는 ‘로마의 기적’이라고 불린다.
그렇지만, 원정 다득점 규칙은 홈팀이 너무 수비에 치중하게 만든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아르센 벵거 당시 아스날 감독도 2014-2015 챔피언스리그 16강 AS모나코와의 경기 후에 원정 다득점 규칙이 시대에 맞지 않는다며 폐지를 주장했다. 아스날은 모나코와의 2차전 원정 경기에서 2대0으로 이기고도 1차전에서 1대3으로 패배한 탓에 원정 다득점 규칙으로 탈락했다.
석경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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