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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을 사용한다면 실수로 엉뚱한 사람에게 부적절한 메시지를 보내 등골이 서늘했던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특히 잘못 보낸 상대가 직장상사나 선생님, 헤어진 연인 등이라면 죽고 싶을 만큼 괴로운 기억일 텐데, 앞으로는 카카오톡을 쓰면서 이런 걱정은 덜 수 있게 됐다.
카카오는 상대방 채팅창에서 자신이 보낸 메시지를 없앨 수 있는 기능을 카카오톡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5일 밝혔다.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톡 8.0’ 업그레이드 공지를 통해 이용자들에게도 이런 사실을 알렸다. 카카오 측은 “전송 메시지 삭제 기능을 원하는 이용자가 많아 삭제 기능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톡 8.0 버전 업그레이드는 6일부터 시행되지만 전송 메시지 삭제 기능은 다음번 업데이트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카카오 내부적으로 아직 구체적인 적용 방식을 확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송 메시지를 읽기 전에 삭제할 수 있도록 설계할지, 아니면 라인처럼 읽은 뒤에도 삭제되도록 할지 등을 면밀히 검토 중이다.
카카오톡에는 현재도 메시지 삭제 기능이 있지만 자신의 채팅창에서만 없어질 뿐 상대방에게 전송한 것은 삭제할 수 없다. 전송 메시지 삭제 기능을 추가해달라는 사용자들의 요구가 꾸준히 제기됐어도 그동안 카카오는 서비스 철학 등을 고려해 도입을 주저했다.
사람 간의 대화에서는 한번 뱉은 말을 절대로 되돌릴 수 없는데, 실생활 같은 대화와 소통을 지향하는 플랫폼인 카카오톡에서 전송 메시지를 삭제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에 대한 고민이었다.
반면 네이버 ‘라인’과 미국의 인스턴트 메시지 서비스 ‘스냅챗’은 지난해 전송 메시지 취소 기능을 잇따라 선보였다. 페이스북의 메신저 ‘왓츠앱’도 발송 메시지를 없앨 수 있고, 보안성을 강조하는 ‘텔레그램’ 같은 경우는 전송 취소에다 메시지 편집 기능까지 넣어 호평을 받고 있다. 경쟁 메신저들의 트렌드나 사용자 편의를 감안하면 카카오도 더 이상 전송 메시지 삭제 바람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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