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질문조차 입 안 열어
이명박 전 대통령이 50여분 동안 이어진 검사의 피고인 신문에서 모든 답변을 거부하며‘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이 같은 태도를 수긍할 수 없다며 기록으로 남겨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는 4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를 받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다. 이 전 대통령 측 강훈 변호사가 지난달 21일 재판에서 “진술을 거부할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검찰은 “우리도 법률상으로 물을 권한이 있다”며 신문을 강행했다.
검찰은 사건 핵심인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 소유관계에 대해 “이상은(이 전 대통령의 형)이 주도해서 다스를 설립했다는 주장이 맞느냐” 등의 질문을 이어갔지만 증인석에 앉은 이 전 대통령은 아무 답도 하지 않았다. 자신의 경력을 묻는 말에도 일절 입을 열지 않았다.
이에 검찰은 “전직 대통령인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하면서 본인 진술과 배치되는 수백 명의 진술이 다 허위라고 주장하는 사건”이라며 “피고인이 답변하지 않는 태도 자체가 의미 있기 때문에 신문을 그대로 진행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장 양해에 따라 검찰은 50분가량 공소사실별 질문을 이어갔지만 이 전 대통령은 끝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은 앞서 수사 단계에서도 구속 이후 모든 ‘옥중 조사’를 거부한 바 있다.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 신문을 끝으로 모든 심리를 마치고 6일 오후 2시 결심 공판을 열어 검찰의 구형 의견과 이 전 대통령 최후 진술을 들을 예정이다. 이 전 대통령의 구속 기한이 오는 10월8일 만료돼 선고는 10월 초쯤 이뤄질 전망이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