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공급분 당첨 후 되팔아 60억원 챙겨
경찰, 4명 구속ㆍ16명 불구속 입건
불법으로 사들인 청약통장을 이용, 인기 있는 신도시 특별공급분에 청약 신청을 넣고 당첨 후 웃돈을 얹어 되팔아 60억원을 벌어들인 일당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주택법 위반(청약통장 매매, 부정당첨, 모집 광고) 등의 혐의로 전모(38)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조모(27) 씨 등 1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이들에게 통장을 판 청약통장 명의자 295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부동산 관련 일을 하는 전씨 등은 2014년 초부터 최근까지 295명으로부터 개당 300만∼1,000만원에 청약통장을 사들여 전국 분양 아파트 특별공급분에 청약을 넣어 당첨된 후 최대 1억원의 웃돈을 받고 되팔아 6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전씨 등은 특별공급분을 집중적으로 노렸다. 신혼부부ㆍ다자녀ㆍ노부모 부양 등의 가정에만 청약 기회가 주어져 일반 물량에 비해 당첨 가능성이 높은 점을 노린 것이다.
전씨 등은 SNS 등을 통해 신혼부부 등 특별공급분 신청 대상자에게 청약통장을 모집했다. 이어 청약통장 명의로 프리미엄이 붙을 만한 분양 인기 지역 신도시 아파트를 대상으로 대리 청약 신청을 했다.
이 과정에서 청약 가점을 높이기 위해 전문 위조단을 고용, 임신진단서 위조해 첨부하거나 위장전입을 하는 등의 방법도 동원했다.
그 결과 청약 신청한 295건 모두 당첨(특별공급 253건ㆍ일반공급 42건)된 것으로 확인됐다. 동탄2신도시가 38건으로 가장 많았고, 평택 고덕신도시(34건), 서울 영등포ㆍ송파(19건), 남양주 다산신도시(13건), 하남 미사강변(11건) 등이 뒤를 이었다.
경찰은 청약통장을 팔아 넘긴 명의자들에 대해 청약 신청자격을 무효하고, 공급계약까지 체결된 257건에 대해 계약 취소할 것을 국토교통부에 통보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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