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제작한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차 '제로셔틀'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일반도로를 달렸다.
4일 오전 판교 제2테크노밸리 기업지원허브 앞 도로에서 자율주행버스 제로셔틀은 지하철 신분당선 판교역 방향으로 서서히 출발했다.
운전대도 운전자도 없었지만 차 안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정렬 국토교통부 제2차관, 조광주 경기도의회 경제과학기술위원장, 시민, 안전요원 등 6명의 시승자가 타고 있었다.
5-10분 남짓 움직여 태크노밸리 중앙사거리에서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지자 제로셔틀은 서서히 속도를 줄이고 신호대기선 앞에 멈춰 섰다.
그러나 옆 차로에 있던 차량이 우회전 방향지시등을 켜고 갑자기 끼어들자 출렁거리며 급제동하는 모습도 보였다.
제로셔틀은 경기도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 의뢰해 3년간 연구 끝에 개발한 자율주행차다.
11인승 미니버스로 내년 말까지 판교 제2테크노밸리 기업지원허브 입구에서 판교역까지 5.5㎞ 구간(30분 소요)을 시속 25㎞ 이내로 순환하며 시범 운행하게 된다.
국내에서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가 일반도로를 주행하는 것은 제로셔틀이 처음이다.
제로셔틀에는 운전대, 액셀. 브레이크 페달이 없다. 통합관제센터와 교통신호 정보, GPS 위치 보정 정보신호, 주행안전정보 등을 무선으로 주고받는 차량사물통신기술(V2X)을 활용해 운행한다.
첫 도로주행에 나선 제로셔틀에 오른 시승자들은 판교역을 지나 24분 만에 판교 아브뉴프랑 앞에 도착하자 차에서 내렸다.
3㎞ 남짓한 도로를 달리는 동안 제로셔틀은 앞차와 간격을 유지하고 신호등 변경 등 도로 상황에 맞춰 회전하거나 정차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시승 소감을 묻자 "운전면허를 따서 도로주행을 처음 나온 완전 초보운전자 같은 느낌이었다. 취재 차량이 갑자기 끼어들자 급제동해 힘들었다"며 "주변 환경에 상당히 예민하고 데이터 부족한 상태라서 섬세함과 예민함이 부족한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짧은 거리(시승)이긴 한데 스스로 주변 상황을 인식하고 대처하는 것을 보니 훌륭하다는 생각이 든다. 돌발상황에는 기계가 상당히 당황한다고 느껴졌지만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제로셔틀의 시범운행에는 22개 국내 중소기업과 2개 대기업, 5개 공공기관, 5개 대학 등 34개 기관이 참여했다.
시승행사에 앞서 경기도는 판교 제2테크노밸리 기업지원허브 광장에서 이 지사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로셔틀 시범운행 행사를 했다.
이 지사는 기념사를 통해 "운전자가 없는 자동차나 우주선은 꿈같은 상상의 세계였는데 이제 현실이 되고 있다"며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대한민국은 경제적으로 성장하고 국민의 삶도 질적 개선을 이뤄야 한다. 그 중심에 판교, 경기도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로셔틀이 대한민국 최초로 일반도로를 주행하는 첫날, 대한민국 산업과 경제가 가야 할 길이 어디인가를 여기 판교에서 경기도가 보여주고 있다"며 "경기도는 판교가 첨단산업의 중심단지로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도는 제로셔틀 2대를 투입해 평일 출·퇴근 및 교통혼잡시간을 제외한 오전 10∼12시, 오후 2∼4시에 4회 이내로 시범운행할 계획이다.
시범운행 노선을 달리며 제로셔틀은 신호등을 15차례 통과하게 된다.
좌회전(4회), 우회전(2회), 차선변경(좌측 9회·우측3회), 터널(육교) 통과(6회) 등 다양한 교통신호체계와 운행환경에 적절하게 대처하는지 차량 성능과 안전을 테스트받는다.
이를 위해 9∼10월까지는 전문평가단과 정책평가단이 탑승한다. 일반인에게는 11월부터 홈페이지 접수 등을 통해 탑승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지난 3월 국토부로부터 임시운행 허가를 받아 제로셔틀을 지난해 12월부터 시범 운행할 계획이었으나 차량 안전기준 인증과 지방선거 등으로 9개월가량 늦어졌다.
연합뉴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