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일 북미 비핵화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남북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ㆍ보좌관회의에서 대북 특별사절단 파견과 관련해 “지금 한반도 평화정착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북한에 특사를 파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했다. 이어 “정부의 이러한 노력과 의지에 대해 국회가 힘을 실어주었으면 한다”며 “국회가 초당적으로 판문점 선언을 뒷받침해 주신다면 한반도 평화를 진척시키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가 판문점 선언을 비준해 남북관계 발전의 추동력을 마련해 달라는 뜻이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북 특사 파견과 관련해 “우리 스스로 새로운 조건과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는 간절함을 안고 간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또 “문재인 대통령의 가을 평양 방문 일정을 확정하고 오기를 기대한다”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조기 방북과 북미 간 비핵화 대화의 진전을 위한 마중물 역할도 충실히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임 실장은 동시에 “냉엄한 외교 현실의 세계에서 미국의 전략적 인내와 동의 없이 시대사적 전환을 이룬다는 것은 사실상 가능하지 않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는 전례 없이 강력하고 긴밀하게 미국과 소통하고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지난 1년여 결국 내일을 바꾸는 것은 우리 자신의 간절한 목표와 준비된 능력임을 새삼 깨우치는 시간이기도 했다”며 “우리가 스스로 할 수 있는 만큼 내일은 다르게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임 실장이 남북관계와 관련해 공개적인 메시지를 내놓은 건 이례적이다.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북미 비핵화 협상에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앞서 문 대통령이 8ㆍ15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북관계 발전은 북미관계 진전의 부수적 효과가 아니다. 오히려 남북관계의 발전이야말로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시키는 동력”이라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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