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나나 수입 규모 ‘부동의 1위’
망고ㆍ아보카도 등도 폭발적 증가
작년 과일 수입 12억弗 역대 최고
지난해 과일 수입액이 12억 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바나나가 10년 넘게 과일 수입 품목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열대 과일인 망고와 아보카도 수입액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3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과일 수입액은 12억4,000만달러(1조2,480억원)로, 2008년(5억3,000만달러ㆍ5,880억원)보다 136.1% 증가했다. 올해 1~7월 수입액은 1년 전보다 7.6% 늘어난 10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최근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가장 수입규모가 큰 과일은 바나나(3억7,000만달러)로, 전체 수입액의 29.4%를 차지했다. 이어 오렌지(17.8%) 포도(12.9%) 체리(12.9%) 키위(5.3%) 순으로 수입 규모가 컸다. 바나나는 2006년 이후 12년 연속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바나나는 2015년까진 필리핀산이 90% 이상을 차지했지만 지난해 79%로 낮아졌고, 같은 기간 에콰도르산 수입 비중이 1%에서 10%로 상승했다.
최근 10년간 수입이 크게 늘어난 과일은 망고, 아보카도 등 열대과일이었다. 지난해 망고 수입액은 5,000만달러로 2008년과 비교해 700% 증가했다. 2008~2012년 1,000~3,000톤 수준에 불과했던 망고 수입량은 2013년부터 증가해 지난해 1만3,000톤으로 늘었다. 동남아 여행의 대중화로 소비자들이 열대과일 맛에 익숙해진 가운데 ‘망고주스’ ‘망고빙수’ 등 다양한 망고 디저트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아보카도 또한 지난해 수입액이 10년 전 대비 1,500% 늘어난 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1~7월 아보카도 수입액은 3,300만 달러로 지난해 수입실적을 이미 넘어섰다. 아보카도는 2016년을 기점으로 수입량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숲 속의 버터’라 불리는 아보카도의 인기는 건강과 트렌드(경향)를 중시하는 소비성향 때문이다. 아보카도 지방의 80% 이상은 혈관 건강에 좋은 ‘착한 지방’(불포화지방)이다. 게다가 최근 유명 연예인들이 연둣빛 과육의 아보카도를 이용해 음식을 만드는 모습이 방송에 많이 노출되며 젊은이들에게 ‘대세’ 과일로 자리잡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아보카도’를 해시태그(#)로 달고 있는 게시물은 이날 기준 36만개에 달한다.
체리도 인기다. 지난해 체리 수입액은 1억6,000만달러로 10년 새 400% 늘었다. 2012년 한ㆍ호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동시에 체리 관세(24%)가 철폐되며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호주산 체리가 대량 수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가별 수입액 비중을 보면 미국이 38.3%로 가장 많았고, 필리핀(28.6%) 칠레(11.6%) 뉴질랜드(5.1%) 태국(3.0%) 등의 순이었다. 이종욱 관세청 통관기획과장은 “과일에 대한 소비자 선호가 다양해지고 망고나 아보카도 등 열대과일 수요가 늘어나면서 과일 수입 증가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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