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발사 목표로 독자 개발 중인 한국형 발사체(KSLV-2)의 이름이 ‘누리’로 정해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형 발사체 대국민 공모 결과 한국형 발사체 명칭으로 누리가 최종 선정됐다고 3일 밝혔다. 앞서 4월 27일~5월 31일 사이 진행된 명칭 공모에는 약 6,300명의 국민이 참여해 총 1만건 이상의 이름을 응모했다.
장인숙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과장은 “국어 교사, 카피라이터 등 외부 전문가들이 적합성ㆍ상징성ㆍ참신성ㆍ기억의 용이성 등을 기준으로 응모작에서 후보를 선별한 뒤 발사체 개발에 직접 참여한 연구원과 산업체 관계자 약 400명의 선호도 조사를 통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누리라는 명칭을 낸 백승엽 경상대 에너지기계공학과 재학생은 “누리는 세상이란 뜻의 옛말”이라며 “우리 손으로 만든 발사체로 온 우주를 누비며 미래 발전을 이룩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는 1.5톤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까지 쏘아 올릴 수 있는 3단형 우주발사체다. 75톤급 액체엔진 4기를 묶어 1단 엔진으로 만들고, 75톤급 엔진 1기를 2단, 7톤급 엔진 1기를 3단에 얹는 3단 발사체로 구성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민간 기업 등 130여개 기관이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총사업비는 1조9,572억원이다. 누리의 총 길이는 47.2m, 최대 지름은 3.5m다.
독자 발사체 확보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앞으로 새롭게 열릴 우주개발 시대에 ‘위성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다른 나라 발사체를 이용하면 국내 위성의 발사목적ㆍ재원 등이 해당 국가에 넘겨진다. 또한 자력 발사가 가능해지면 필요할 때마다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다.
항우연은 오는 10월 누리의 핵심 부품인 75톤급 액체엔진(총 길이 25.8mㆍ최대 지름 2.6m)을 시험 발사할 계획이다. 우주발사체의 심장 역할을 하는 엔진의 비행성능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최원호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누리라는 새로운 이름에 걸맞게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우주공간을 우리 발사체로 직접 개척할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명칭 공모 수상자인 백승엽 학생에겐 오는 7일 과기정통부 장관상과 함께 상금이 수여된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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