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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 홍형숙 집행위원장 "올해 DMZ영화제에서 '인생영화'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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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 홍형숙 집행위원장 "올해 DMZ영화제에서 '인생영화' 만나보세요"

입력
2018.09.03 11:19
수정
2018.09.03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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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형숙 집행위원장. DMZ국제다큐영화제 제공
홍형숙 집행위원장. DMZ국제다큐영화제 제공

올해 열 살 생일을 맞은 DMZ국제다큐영화제는 국내외 다양한 다큐멘터리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다큐축제다. 비단 남북한 관련 다큐들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평화와 소통, 그리고 생명의 메시지를 기반으로 다채로운 다큐멘터리를 상영한다. 실제로 영화제를 통해 공개되는 작품들 중엔 대중의 흥미를 자극할만한 내용들도 많이 있다.

지난달 6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홍형숙 감독을 신임 DMZ국제다큐영화제 집행위원장에 임명했다. 홍 감독은 영화제를 한달 남짓 앞둔 시점에서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거운 상태다. 그러나 열정과 의욕을 갖고 영화제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홍형숙 감독은 1962년생으로 이화여자대학교 시청각교육학과를 졸업,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객원교수로 재임 중이다. 대표작으로는 '경계도시' '경계도시2' '미래제화연구소'가 있다.

최근 기자와 만난 홍 위원장은 "이번에 DMZ 영화제가 10회를 맞이했다. 지나온 시간과 앞으로 맞을 10년을 준비하고 되돌아보는 기회가 될 거다. '다큐멘터리' 하면 딱딱하고 지루하고 재미없다, 무겁다고 생각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한걸음 들어가면 다큐야말로 매혹의 순간을 경험할 수 있는 장르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매혹의 순간들을 느낄만한, 흥미로운 프로그램들을 많이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영화제에서 주목할 첫 번째는 '내 생애 최고의 다큐' 섹션이다. 10명의 명사가 추천하는 다큐멘터리다. 홍 위원장은 "그 다큐를 명사 7명이 참여해서 관객들과 영화를 보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서로 만나서 편안히 다큐를 감상할 수 있는 장이 될 거다"라고 귀띔했다. 참여하는 명사들 중엔 심상정 의원, 진중권 교수, 황교익 칼럼니스트, 발레리나 강수진,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오닐 등이 있다. 벌써 매진이 된 프로그램도 있을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또한 홍형숙 집행위원장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에 마스터클래스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르헨티나의 페르난도 솔라나스 감독과 이스라엘의 아비 모그라비 감독이 참석한다.

페르난도 솔라나스 감독은 올해 제작 50년을 맞는 남미 영화사의 기념비적 작품인 '불타는 시간의 연대기'를 만든 세계적인 다큐멘터리의 거장이다. 감독과의 마스터클래스는 제3세계 영화운동사의 생생한 증언이 될 다큐멘터리 거장의 삶과 작품에 대해 직접 들어 볼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아비 모그라비 감독은 시오니즘에 경도된 가족들과 일찍부터 절연하고 이스라엘 정부의 아랍 침략 전쟁에 반대하는 운동에 가담했으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에 대한 영화제작과 설치작업 등을 해왔다. 올해 영화제에선 그의 초기 영화들의 대표작인 '어찌하여 나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아리엘 샤론을 사랑하게 되었는가'와 그의 최근 영화 중 하나인 'Z32'를 소개한다.

DMZ국제다큐영화제 제공
DMZ국제다큐영화제 제공

홍 위원장은 "거장 중의 한명인 클로드 란츠만 감독을 모시려고 했는데, 7월에 작고를 했다. 뜻하지 않게 특별전을 열기로 했다"며 "흔쾌히 수락을 해서 오시기만 하면 됐는데 아쉽다. '한국으로의 여행이 내 생애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가장 먼 여행'이라고 하면서 기대했다고 하더라. 유감스럽게 작고해서 특별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영화제 문을 여는 개막작도 빼놓을 수 없다. 제목은 '안녕, 미누'로, 네팔 출신 이주노동자의 삶에 관한 영화다. 주인공 미누는 불법체류자라는 신분 때문에 강제 추방당한 인물이다. 고국인 네팔로 돌아가 사회적 기업가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한국을 잊지 못하는 미누에게 8년 만에 한국방문의 기회가 주어지고,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홍 위원장은 "2018년 우리 사회에서 함께 산다는 것, 공존한다는 것에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같이 이야기를 나눌 수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우선 주인공이 매력적이다. 에너지가 넘치는 분이다. 또 한편으론 감독의 통찰, 날카로운 시선이 있어서 울림이 크다. 그런 경험을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관객들이 어쩌면 제10회 DMZ 영화제에서 인생영화를 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웃었다.

올해 영화제의 가장 큰 변화는 개막식 장소가 달라졌다는 점이다. 이전엔 DMZ 지대에 있는 공간에서 했으나, 여러 예통을 거쳐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때문에 한정된 인원수만 들어가는 상황이었다. 올해는 관객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1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야외에서 개막식을 연다. 일반인들의 접수도 받고 있다.

홍형숙 집행위원장은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은 셈인데 한편으론 무거운 책임감이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새롭게 자기 색깔을 찾아가고. 새로운 10년을 향해 비상할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물론 나 혼자 하는 일은 아니지만 스태프들과 호흡을 잘 맞춰서 가보려고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제10회 DMZ국제다큐영화제는 오는 13일부터 20일까지 경기 고양·파주시 일대에서 진행된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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