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간부, 만화영상진흥원장 퇴출시키려
여직원에 “성희롱 발언 유도하라” 사주 의혹
경기 부천시 한 간부 공무원이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원장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기 위해 진흥원 여직원에게 “성희롱을 유도해 녹취하라”고 사주했다는 의혹과 관련, 만화계 원로들이 부천시를 상대로 진상 규명과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만화계 원로인 김동화 진흥원 이사장과 이현세 전 이사장 등 진흥원 전ㆍ현직 이사장 5명은 최근 성명서를 통해 “부천시 과장이 진흥원 여직원에게 원장의 성추행 발언을 유도해 녹취하도록 사주하고 국비와 시비로 만화계를 지원하는 사업을 일방적으로 좌지우지하고 있다”라며 “부천시는 경찰과 검찰 수사를 통해서라도 제기된 의혹을 낱낱이 밝히고 책임자 문책과 시 만화애니과 해체 등 모든 조치를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천시 간부 공무원 A씨는 지난 3월 진흥원 여직원 B씨에게 “진흥원 원장 C씨를 술에 취하게 해 성희롱 발언을 유도한 뒤 녹취해 가져오라”고 종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16년부터 부천시 만화사업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A씨는 진흥원과 C씨 측과 크고 작은 갈등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A씨가 수 차례 성희롱 발언을 유도하라고 부추기자 A씨 발언을 녹음해 지난달 28일 열린 진흥원 긴급 이사회에서 공개했다. 이날 이사회는 이번 사건과는 별개로 최근 원장 직을 사퇴한 C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진흥원은 녹취록이 공개된 만큼 부천시가 책임자 문책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A씨 의혹과 관련해 특별감사를 벌인 부천시는 조만간 감사 결과를 공개할 방침이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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