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빈 손으로 돌아온 ‘사격 황제’ 진종오(39ㆍKT)가 아쉬움을 털고 다시 총을 잡았다. 진종오는 아시안게임은 마지막이라 밝힌 이번 대회 남자 10m 공기권총에 출전했으나 결선에서 5위에 그쳐 그랜드슬램(올림픽ㆍ아시안게임ㆍ세계선수권ㆍ아시아선수권)을 이루지 못했다. 특히 결선에서 모니터 결함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주최측의 운영 미숙으로 아쉬움을 더했다.
1일 개막한 2018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 참가한 그는 “기계적인 결함이니까 빨리 이겨내려고 했다”면서 “운도 운이겠지만 받아들이는 게 최선이었다”고 당시 괴로운 심경을 떠올렸다. 진종오는 “이번 대회부터는 그런 문제가 나와도 당황하거나 흥분하지 않고 침착하게 풀어가려고 마음 먹었다”고 밝혔다.
40년 만에 국내에서 열리는 사격선수권대회에서 명예회복을 노리는 그는 이날 10m 공기권총 혼성에서는 곽정혜(IBK기업은행)와 짝을 이뤄 출전했으나 본선 9위에 그쳐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진종오는 “한국에서 하고 주말이라 많은 분들께서 응원을 와주셔서 너무 좋았다”면서 “정숙한 관전 질서도 감사했다. 10점 쏘면 환호해주시고, 9점 쏠 때는 탄식해주셨다. 긴장은 조금 됐지만, 관심을 가져주시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결과는 어쩔 수 없다. 남은 개인전에서는 긴장을 덜해서 금메달을 따겠다”고 말했다.
이대명(경기도청)-김민정(KB국민은행)조도 8위로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22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북한도 이날 김성국-한영심이 62개국 가운데 49위, 룡성강-리은경은 최하위에 그쳤다. 이날 창원사격장엔 경남지역 '아리랑 응원단' 단원 60여명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응원을 펼쳤다. 북한 사격의 전설인 서길산 단장이 이끄는 북한 선수단은 지난달 31일 김해공항을 통해 방남해 창원 시내 숙소에 여장을 풀었다. 이번 대회는 15일까지 열린다.
창원=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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