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카누·여자농구 3종목 출전
제 3국으로 집계, 금1·은1·동2
“우리는 하나라는 민족성 증명”
남북 단일팀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하나된 힘을 발휘하며 값진 성과를 냈다.
올해 초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에서 국제종합대회 최초로 단일팀을 꾸린 남북은 이번 아시안게임 여자농구와 카누, 조정 세 종목에서 다시 하나가 됐다. 여자 아이스하키는 강호들에 밀려 승리 맛을 보지 못했지만 분단된 국가가 빙판 위에서 한 팀을 이뤄 출전한 자체 만으로도 전 세계에 깊은 울림을 줬다. 두 번째 이뤄진 단일팀은 평화를 넘어 국제종합대회 시상식에서 처음으로 한반도기를 꼭대기에 올리고, 아리랑도 울리게 했다.
호흡을 맞춘 시간은 20일 남짓에 불과했고, 사용하는 용어도 달라 과정은 힘들었지만 ‘우리는 하나’라는 동질감으로 서로의 경계를 빠르게 허물었다. 첫 감동은 여자 카누 용선 단일팀이 선사했다. 지난달 25일 200m 결선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국제종합대회에서 처음으로 시상대에 올랐다. 이튿날 주종목 500m 결선에선 당당히 1위에 올라 시상대 가장 높은 자리에서 연주에 맞춰 아리랑을 불렀다. 이에 질세라 남자 단일팀도 용선 1,000m에서 동메달을 추가했다.
카누의 바통은 여자 농구가 이어 받았다. 북측 에이스 로숙영과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 뛰었던 박지수(KB스타즈)가 ‘트윈 타워’를 이뤄 추가 금메달 사냥에 나섰지만 결승에서 만리장성 중국의 높은 벽에 막혀 은메달을 따냈다. 이로써 단일팀은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대회를 마쳤다. 단일팀의 메달과 성적은 우리나라나 북한의 성적이 아닌 제3국 ‘코리아’(KOREA)로 집계된다. 코리아의 종합 순위는 공동 28위다.
조정과 카누는 일정을 마친 뒤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여자 농구 단일팀은 2일 폐회식 이후 ‘뜨거운 이별’을 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우리는 하나라는 민족성을 증명했다”며 “하나가 되면 스포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단일팀의 성과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우리 정부는 남북 스포츠의 훈풍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2020년 도쿄올림픽에도 단일팀을 구성하자고 북측에 제의했다. 하계올림픽 최초로 도쿄올림픽에서 단일팀을 구성하려면 남북은 2년 앞으로 다가온 지금부터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 종목별 올림픽 출전 선수나 국가의 자격이 올해와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평창올림픽 때처럼 종목별 국제연맹의 도움을 받아 엔트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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