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박동기∙제세동기 삽입술
수술예측사망률 0% 자랑
심장혈관외과 수술 결과도
대부분 30일 내 사망률 0%
소아심장과 사망률은 0%
합병증 발생률도 1% 내외
미국 언론이 선정한 최고 병원
클리블랜드클리닉에 손색없어
미국 주간지 ‘US 뉴스 앤드 월드 리포드’는 30여 년 전부터 매년 130여 개의 의료 질 지표를 기준으로 미국 병원 성적표를 공개하고 있다. 환자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병원으로서는 내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국내 병원의 수술 치료성적 등 ‘예민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환자는 평판만 믿고 병원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가운데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이 2017년 이 병원에서 시행한 모든 내ㆍ외과 치료 건수와 치료에 따른 사망 및 합병증 발생률 등 치료현황과 성적을 담은 ‘임상역량지표’를 홈페이지에 올려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누구나 밝히기를 꺼리는 병원 성적표를 스스로 공개하는 ‘자신감’을 드러낸 최동훈(55)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원장을 만났다. 최 원장은 1999년부터 심장혈관을 뚫는 중재시술만 1만건 이상 시행한 이 분야의 최고 권위자다.
-병원 치부가 될 수도 있는 치료현황과 성적을 공개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2007년 국내 최초로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해 국제의료기관인증기구(JCI) 인증을 받는 등 환자를 위해 선제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 미국 등 선진국처럼 제대로 된 병원의 질적 평가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물론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대형 종합병원의 ‘의료서비스 환자경험’ 평가 등을 설문 조사하고 있지만 의료 질을 제대로 평가되고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 그래서 수술과 시술 건수와 치료에 따른 사망률과 합병증 발생률 등 병원의 객관적인 치료성적을 공개하라는 목소리가 높다.
얼마 전 한 대학병원(분당서울대병원)이 임상역량지표를 먼저 발표했다. 하지만 대부분 암 관련 치료성적이었고, 심장질환은 3개 분야에 한정됐다. 또, 치료성적의 바탕인 치료 환자 규모도 밝히지 않았다.
그래서 고영국 심장내과 교수를 중심으로 국내외 진료평가 기준 등을 참고해 객관적 지표를 만들어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의 치료성적표를 밝히게 됐다. 물론 내부 반발도 없지 않았지만 환자에게 더 나은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앞으로 아시아 1등 심장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병원 백서’를 공개하게 됐다.”
-이번에 공개한 ‘병원 백서’ 을 소개하자면.
“최근 3년간(2015~2017년)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을 찾은 외래와 입원 환자 치료현황과 함께 28개 분야의 시술 및 수술 치료성적이다. 또한, 2017년 동안 세부 질환별 치료 건수와 사망 및 합병증 발생률도 공개했다.
이때 합병증 기준은 치료 후 환자에게 생긴 사망, 뇌졸중, 주요 출혈, 심근경색 그리고 시술 중 수술로 전환한 상황으로 정했다. 또한 사망률 기준은 미국흉부외과학회가 정의한 ‘수술예측사망률(STS)’을 따름으로서 객관적 지표가 되도록 했다. 특히 US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가 최고 병원으로 선정한 클리블랜드클리닉의 진료성적 보고서와 중첩되는 치료성적을 분야별로 비교했다(클리블랜드클리닉은 US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가 선정한 2017~2018 미국 내 심장ㆍ심혈관수술 분야 1위 병원, 전체 병원 분야 2위에 올랐다).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은 심장내과와 심장혈관외과, 소아심장과 등 세 진료과가 속한 병원이다. 내과적 중재시술과 외과적 수술을 통한 다양한 심장혈관질환을 치료하고 있는데, 이번에 세 진료과 치료성적을 공개한 것이다.
심장내과는 클리블랜드클리닉과 비교해 다양한 심장혈관 및 심장구조질환에 대한 중재시술(특수 카데터를 심장혈관 또는 심장 안에 넣어 치료하는 치료기법) 성적에서 사망률은 낮았지만 합병증 비율은 다소 높았다.
우리 병원에서 가장 많이 시행하는 관상동맥중재술과 대동맥중재술 등 심혈관질환 중재술은 수술예측사망률(STS)은 비슷하거나 낮았다. 특히 부정맥 치료를 위한 심박동기와 제세동기(심장충격기) 삽입술은 수술예측사망률이 0%였다. 다만 이들 관상동맥과 대동맥, 심장판막중재술 및 심방세동(細動)에서 치료 후 생기는 출혈, 치료 후 사망, 뇌졸중 등의 합병증 발생률이 클리블랜드클리닉보다 높았다.
심장혈관외과에서 시행하는 수술 치료성적도 대부분 분야에서 30일 내 사망률이 0%였거나 클리블랜드클리닉보다 낮았다. 그러나 관상동맥우회로술이나 대동맥수술 등 큰 수술 분야 합병증 발생률은 10% 내외였다. 소아청소년 및 선천성 심장질환에 대한 내과적 중재치료를 하는 소아심장과는 사망률과 합병증 발생률은 각각 0%와 1% 내외로 아주 우수한 치료성적을 거뒀다.”
-동일한 병원 평가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평가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번 분석 결과,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이 클리블랜드클리닉보다 치료율에 비해 합병증 발생률이 높았다. 하지만 매년 진료성적을 공개하는 클리블랜드클리닉 보고서나 US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가 합병증 발생률 산출 기준을 세부적으로 밝히지 않아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과 클리블랜드클리닉이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했다고 할 수 없는 게 한계라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
또한, 이번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의 합병증 발생률을 산정하는 데 조사 환자가 기존에 앓고 있는 동반 질환에 따른 합병증 발생 변수를 감안하지 않고, 치료 후 발생한 모든 합병증을 포함했기에 그 비율이 높아진 점도 고려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가기준을 보완해 병원의 객관적인 치료성적이라고 할 수 있는 ‘임상역량지표’를 매년 공개해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이 더 나은 진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이라는 점을 각인시키고 싶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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