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상위 500대 대기업의 채용 규모(신입, 경력)가 지난해와 비슷할 전망이다. 대졸자 공채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2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를 통해 종업원수 300인 이상ㆍ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의 올해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22개 응답 기업 중 51.6%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고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24.6%는 지난해보다 적게 뽑을 것이라고 답했고, 나머지 23.8%는 지난해보다 채용을 늘리겠다는 응답했다. 정조원 한경연 고용창출팀장은 “적게 뽑을 거란 답변 비율이 많이 선발하겠다는 답보다 0.8%포인트 높지만 큰 의미는 없다”며 “올해 전체 채용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졸자 공채로 좁혀 보면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올해 대졸 신입직원 채용 규모가 지난해와 비슷하다고 답한 비율은 57.4%였다. 하지만 지난해보다 감소할 거라고 답한 비율(23.8%)은 채용규모를 늘리겠다는 답변(18.8%)을 크게 웃돌았다. 기업들이 신입보단 바로 업무 투입이 가능한 경력직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들 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확대하는 이유로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부족한 인력 충원(37.9%) ▦업종의 경기상황 개선(31.0%) ▦미래 인재 확보 차원(24.1%) ▦사회적 기대에 부응(6.9%) 등을 꼽았다. 지난해 보다 채용 규모를 줄이겠다고 답한 기업은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상황 악화(40.0%) ▦회사 내부 상황 어려움(33.3%)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부담 증가(16.7%)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으로 인한 신규채용 여력 감소(3.3%) 등을 이유로 들었다.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전략’의 구체적 정책 중 근로시간 단축은 고용증가에 긍정적 효과를, 최저임금 인상과 정규직 전환은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삼성그룹은 향후 3년 채용예정 규모를 기존 2만명에서 4만명으로 늘렸고, SK그룹도 지난해 8,200명보다 300명 늘어난 8,500명을 올해 채용할 계획이다. LG그룹은 전년보다 10% 증가한 1만명을 올해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GS그룹은 지난 3년간 평균 3,800명을 채용했으나 앞으로 5년간 연평균 4,200명 이상을 채용할 방침이다. 지난해 6,000명을 채용한 한화그룹 역시 향후 5년 동안 매년 7,000여명을 고용하기로 했다. 정 팀장은 “주요 그룹들이 앞장서 고용 규모를 늘리는 등 얼어붙은 채용시장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어 대기업 채용시장은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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