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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 난청’, 80대 이상 고령층에서만 증가

입력
2018.09.0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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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인공 와우 이식술 건강보험 확대로 환자 부담 줄어

고심도 감각신경성 난청이라면 보청기를 쓰면 주위 잡음만 크게 들리고 소리 높앚이 구별도 힘들기에 ‘인공 와우 이식술’을 고려해야 한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고심도 감각신경성 난청이라면 보청기를 쓰면 주위 잡음만 크게 들리고 소리 높앚이 구별도 힘들기에 ‘인공 와우 이식술’을 고려해야 한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주위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고심도 감각신경성 난청’ 환자의 유병률이 감소하고 있지만 80대 이상 고령에서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고심도 감각신경성 난청(sensorineural hearing loss)은 내이(內耳)의 달팽이관의 소리 감지 기능에 이상이 있거나 소리 자극을 뇌로 전달하는 청신경이나 중추신경계 이상으로 발생한다. 전체 난청 환자의 5% 정도가 해당된다.

대한청각학회(회장 이승환 한양대구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전 국민 빅데이터를 활용해 지난 10년간 고심도 감각신경성 난청 유병률을 분석해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 호에 실렸다.

2006~2015년 고심도 감각신경성 난청 유병률은 매년 증가하다가 2011년 기점으로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2011년부터 모든 연령대에서 유병률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환자 수를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유병률에 차이를 보였다. 2006년까지는 60~70대 환자가 가장 많았고, 80대 이상 고령층은 비중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80대 이상 고령에서 고심도 감각신경성 난청 환자가 10년 만에 3배로 급증했다.

임기정 고대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난청이 심해지기 전에 빠른 진단과 치료, 청각 재활을 통해 진행을 늦추고 난청을 극복해 삶의 질을 향상해야 한다”고 했다. 정종우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급증하는 고령의 고심도 감각신경성 난청 환자를 위한 국가적 지원과 사회적 이해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보건복지부는 올해 하반기에 난청 수술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고가의 난청 수술 재료인 인공 와우(蝸牛ㆍ달팽이관)의 국민건강보험 적용기준이 넓혀져 11월부터 수술비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민건강보험을 적용 받으면 인공 와우 재료비의 20%만 환자가 부담하면 된다.

인공 와우는 내이 손상으로 고심도 감각신경성 난청이나 소리를 듣지 못하는 환자에게 청력을 제공하기 위해 외부 음원의 소리 에너지를 내이를 대신해 전기 에너지로 바꿔 달팽이관 안에 삽입된 전극을 통해 청신경을 직접 자극하는 장치다. 보청기가 소리를 증폭해 귀로 전달하는 방식인데 반해 인공 와우는 청신경을 직접 자극해 뇌로 소리를 전달한다.

인공 와우 이식술은 고심도 감각신경성 난청일 때 시행하는 유일한 수술법이다. 1988년 인공 와우 이식술이 국내 도입되기 전까지 고심도 감각신경성 난청은 불치병이었다. 이 이식술은 달팽이관의 청각세포 기능이 완전히 없어졌어도 청신경 기능이 10% 이상만 남아 있으면 청력을 회복할 수 있다.

고심도 감각신경성 난청이 심각하면 보청기가 별 도움 되지 않는다. 고심도 감각신경성 난청인 사람이 보청기를 사용하면 주위 잡음만 크게 들리고 소리 높낮이 구별이 힘들다. 이럴 때에는 ‘인공 와우 이식술’을 고려해야 한다.

난청은 크게 외이, 고막, 중이 등 소리를 전달해주는 기관이 망가지는 ‘전음성 난청’, 소리를 감지하는 기능이 떨어지는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나뉜다. 고령 환자에게 나타나는 노인성 난청은 감각신경성 난청의 일종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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