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의 독립성과 중립성 확보를 제1의 가치로 삼길 당부한다.”
통계청 직원들이 최근 강신욱 신임 청장에게 보낸 노동조합 성명서의 골자다. 통계청 직원들은 통계의 독립성을 ‘조직의 명운을 가르는 절대 가치’라고 표현한다. 정부를 곤혹스럽게 만든 ‘불편한 통계’가 발표된 뒤 전격 경질된 황수경 전 청장을 이어 지난 28일 통계청 수장에 취임한 강 청장을 바라보는 직원들의 눈엔 통계의 독립성과 중립성이 우려될 수 밖에 없다.
사실 강 청장은 순수성을 의심받을 만한 전력이 없잖다. 통계청의 1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이 12.8% 급감했고, 상위 20% 가구는 5.3% 증가했다. 저소득층과 임금 근로자의 지갑을 채워 내수를 활성화하고 경제 성장까지 이끈다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되레 ‘빈익빈 부익부’를 심화시켰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때 구원투수로 나선 게 당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었던 강 청장이었다. 그는 통계청 방식의 처분가능소득(총소득-비소비지출)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의 처분가능소득(경상소득-경상비소비지출)으로 가구의 소득 증감을 다시 계산했다. 그 결과 하위 20%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이 2.3% 감소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충언이 그의 통계청장 취임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앞으로 강 청장이 어떤 통계를 내 놔도 의혹의 시선을 보낼 공산이 크다. 따라서 강 청장의 제1과업은 이러한 세간의 불신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답은 직원들이 주문한 대로 통계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확보하는 데에 있다는 게 전문가들 고언이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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