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재 지음
반비 발행
416쪽ㆍ1만8,000원
음식평론가 이용재가 한국에서 ‘먹는 행위’의 각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나눈 이야기를 책으로 엮은 ‘미식 대담’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읽어보면 쓸데 있는 미식 잡학사전. 셰프, 파티시에, 쇼콜라티에, 바텐더, 주류 수입가, 음식 콘텐츠 크리에이터 등 10명의 ‘미식 전문가’와 나눈 대화는 음식 소비 그 자체가 하나의 문화적 행위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음식에 문외한인 사람에겐 파티스리와 블랑제리의 차이점, 스피릿과 리큐어의 차이를 알게 됐다는 점만으로도 잡학사전의 의의가 있다. 대담자 저마다의 개성과 취향을 담아 세상에 내놓은 음식 사진을 보는 것도 재미다. 하지만 책이 주는 울림은 마법의 레시피나 기적 같은 경영 비법이 아니라 이들의 삶과 철학을 들여다보는 데 있다. 미래의 요식업 진출을 꿈꾸는 이들에게 피와 살이 될 말들이다. 임대료는 나날이 늘고, 오후 6시 정시 퇴근은 어려운 한국의 현실도 ‘미식’에 영향을 미친다고 책은 말한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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