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중 7개’ 목표 못 미쳐
김성훈 감독 “성적 못내 죄송”
도쿄올림픽서 명예회복 다짐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영웅들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낸 양궁 대표팀이 29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위치한 ‘코리아 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명예를 되찾겠다고 다짐했다.
양궁 대표팀 김성훈 총 감독이 “국민의 염원에 모든 것을 보답해야 했는데, 만족할 만한 성적을 못 내서 죄송하다”라고 어렵게 입을 뗐다. 김 총 감독은 “금메달 다 따야 하는 게 맞다”며 “100개가 걸리면 100개 다 따고 싶은 게 욕심”이라고도 했다.
한국 양궁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여자 리커브단체전 6연패, 남자 리커브 개인전 금ㆍ은 싹쓸이, 컴파운드 단체전 남녀 동반 우승 등을 이루며 최고 지위를 지켰지만, 전체 8개 금메달 중 7개 이상 따겠다는 목표에는 모자랐다. 특히 여자 리커브 세계 랭킹 1위 장혜진(31ㆍLH)이 대회 초반 개인전과 혼성전에서 충격적으로 탈락했다. 세계 양궁은 평준화 되고 있는 추세다. 한국의 독주를 막기 위해 룰도 끊임없이 바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은 ‘금메달 아니면 실패’라는 마음가짐으로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양궁 마지막 날 단체전 6연패를 합작하며 명예 회복한 장혜진은 “양궁에 관심 많이 가져주시고 무조건 금메달을 딸 거라고 믿어주셨는데 보답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정상을 지키려는 자가 따라오는 자 보다 힘든 것 같다”며 “지키려고 하다 보니 부담감에 소극적인 마인드를 갖게 되는 것도 있다”고 털어놨다. 개인전 금메달, 단체전 은메달을 딴 김우진(26ㆍ청주시청)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위해 많이 노력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이번 부진을 만회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 총 감독은 “한국 양궁에 무슨 일 있냐고 하시는데, 아무 일 없다”며 “모자라는 부분을 더 준비해서 2020년에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장혜진 역시 “철두철미하게 준비해서 2020 도쿄올림픽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자카르타=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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